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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최헌/이연실

by 고박사 posted Nov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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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최헌/이연실

 

A (최헌)
1. 가로등 불빛아래 
2. 해 떨어지기 전에
3. 바람 
4. 이야기 
5. 들리지 않네 

 

B (이연실)
1. 시악씨 마음 
2. 읽어버린 전설 
3. 소낙비 
4. 참사랑 나의 길 
5. 이 밤
6. 별리 (B-Track) 

 

전설적인 보컬리스트 최헌의 솔로 데뷔앨범
70-80년대 최고의 남성 보컬리스트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최헌과 독보적인 한국적 음색을 지닌 포크가수 이연실의 스플릿 앨범은 매우 흥미로운 음반이다. 앨범의 커버는 히식스의 리드보컬 출신 최헌이 앞면을 장식했고 뒷면은 일명 ‘망루앨범’으로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이연실의 정규 2집 재킷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연실의 정규 2집이 이 앨범보다 9개월 먼저 발표되었느니 최헌과 이연실의 스플릿 앨범으로 변형 제작된 재반으로 볼 수 있다. 최헌의 솔로 데뷔음반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음반의 고유번호는 초반은 ‘SEL-200010’, 재반은 ‘SEL-20-0010’으로 다르게 표기되었다. 매우 희귀한 초반을 능가할 정도로 재반도 실물 보기가 쉽지 않은 희귀앨범이라는 점에서 두 버전은 공통적이다.

 

이 앨범의 발매일이 1973년 12월 27일인 점으로 미뤄 최헌은 1972년 발표된 히식스 3집 발표이후 1973년부터 밴드 검은나비와 솔로 활동을 병행했음을 알 수 있다. 

 

최헌의 노래가 수록된 1면에는 조동진, 이장희, 안길웅이 창작한 5곡이 담겨 있다. 그 중 조동진의 곡이 가장 많은 3곡이다. 특별한 히트곡을 배출한 앨범은 아니지만 첫 곡 <가로등 불빛아래>는 조동진 특유의 고독한 분위기를 잔잔하게 해석한 최헌의 가창력이 매력적이다. 이어지는 조동진 곡 <해 떨어지기 전에>는 무그 사운드로 진행되는 독특한 편곡이 귀를 잡아끈다. 

 

이장희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녹아 있는 <바람>에서 최헌은 조동진 곡들과는 전혀 다른 감성적인 보컬을 구사한다. 안길웅 곡 <이야기>에서도 분위기를 전환해 비트 있고 경쾌한 창법을 들려준다. 특히 투 코리언스의 마지막 앨범에 수록되어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컬트 곡으로 회자되는 <들리지 않네>는 이 노래의 오리지널 가수가 최헌임을 증명해준다.

2면을 장식한 이연실의 노래들은 과거부터 일명 ‘망루앨범’으로 전설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전설적인 이연실 정규 2집에서 선곡되었다.

 

창작곡과 번안곡이 주류를 이뤘던 초반에서 타이틀곡 <시악씨 마음>과 양병집이 개사한 <잃어버린 전설>, <소낙비> 그리고 <참사랑 · 나의 길>, <이밤> 등 5곡이 선곡되었다. <시악씨 마음>은 이연실 데뷔음반의 최대 히트곡 <새색시 시집가네>의 속편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흥미로운 곡이다. 초반에는 이연실이 작사 작곡한 창작자로 표기되지 않았지만 뒤늦게 이 앨범에서는 공개되었다. 

 

당시 학생층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잃어버린 전설>과 <소낙비>는 포크가수 이연실과 양병집의 음악적 연결고리를 묶어준 70년대 포크 명곡들로 평가 받는다. 밥 딜런의 을 번안한 <소낙비>는 앨범 발표 이후 비오는 날이면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왔던 시즌 송으로 한동안 각광받았고 <잃어버린 전설>은 이연실에게 포크가수로서 무게감을 부여했다.

 

이 음반은 이연실의 활동 초창기에 구사했던 청아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곡 의뢰 당시 <타박네>를 지칭한 사실에서 감지되듯, 그녀는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서민적이고 토속적인 음악을 지향했던 진짜 포크가수였다.

 

가수왕에 등극했지만 최헌은 거만하기 보단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로 기억된다. 

보컬리스트로 일가를 이루었지만 '기타 연습을 더 열심히 했을 걸' 후회했던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초반과 재반 모두 재발매가 이뤄진 점은 이 앨범의 존재가치에 대한 확실한 증명이다. -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한국대중가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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