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김태곤
1. 망부석
2. 송학사
3. 아라아리 아라리요
4. 노을지는 들녘에
5. 사랑스런 그대
1. 슬픈 미소
2. 하루 이틀 사흘
3. 그대에게 드리는 곡
4. 바다 그리고 나
5. 오늘도 나의 겨울바다로
6. 사랑의 종말
7인치(Long ver.)
- 망부석
7인치(Long ver.)
- 나는 혼자 였네
창작욕 왕성했던 실험으로 충만한 김태곤의 데뷔앨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기타와 장구를 배운 김태곤은 이후 군에 입대하여 육군본부 군악대에 근무하게 된다.
군악대에서는 주로 기타와 드럼, 보컬 등을 맡았으나 군 동료 국악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점차 국악의 매력에 눈을 떴고, 이때부터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하는 퓨전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군 제대 후에는 스튜디오에서 1년 반 정도 세션활동을 하다가 발표한 음반이 바로 이번에 재발매되는 [김태곤 창작 11곡 제1집: 내 가슴속에 님의 숨결이…](유니버어살, SUL-806, 1977)다.
바로 그의 이름과 함께 누구나 머릿속에 떠 올릴 수 있는 대표작 ‘망부석’과 ‘송학사’가 수록된 음반.
바로 군복무 시절 그가 관심을 기울였던 국악과 록, 그리고 포크가 결합된 일종의 퓨전음악이 수록된 음반이었다.
이 곡을 부를 때 김태곤이 입었던 무대 의상인 도포와 삿갓이 김태곤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고,
우스갯소리로 “송학사가 있는 곳은?”이라는 물음에 “산모퉁이 바로 돌아”라는 답이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이 노래들의 파급력이 얼마나 컸는가에 대한 설명이 될 듯하다.
사실 김태곤의 데뷔앨범은 이 두 곡의 인기 때문에 많은 부분 가려지긴 했지만, 창작욕 왕성했던 실험으로 충만한 음반이다.
전반적인 포크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송학사’는 말할 나위도 없고, 쇠를 비롯한 사물과 대금, 거문고 금 등 국악기가 등장하는 ‘망부석’에서도 곡의 진행은 어쿠스틱 기타를 타고 흐른다.
이 두곡과 함께 데뷔앨범에서 시도한 국악과 양악이 조화된 트리플 콤보라고 할 수 있는 ‘아리아리 아라리오’는 국악기가 배재되고 16비트의 리듬과 퍼즈 이펙트의 기타가 강조된 전형적인 밴드 성향의 편곡을 가진 곡이다.
국악을 표현해 내는 방법이 단순히 국악기의 삽입에 의해서가 아니고, 곡 자체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리아리 아라리오’의 밴드 기본 편성에 부가적으로 사용된 관악과 현악 파트는 연주곡으로 이루어진 뒷면 트랙들을 주도한다.
김태곤의 음반 크레디트를 살펴보면 연주에 ‘김태곤과 외돌괴’라고 되어 있다.
원래 외돌괴는 제주도의 서귀포에 있는 기둥바위인데 외롭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김태곤과 외돌괴는 여기에서 착안된 밴드명으로, 결국 김태곤 혼자의 원맨밴드라는 이야기다.
김태곤은 실험적인 음악성을 입증했던 초기 석장의 음반 이후에도 국내 최초로 인도 악기 시타나 타블라를 대중음악에 접목하는 등 의욕적인 몇 장의 음반을 더 발표했다. 하지만 음악적 성과나 상업적인 결과 모두 전작들에 미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 그의 정식 데뷔앨범에 수록되어 스매시 히트를 기록하며 이후 활동에 어느 정도의 자유를 안겨주었던 ‘망부석’, ‘송학사’가 이번엔 이후 활동의 발목을 잡은 것이 가장 클 것이다.
양날의 검이었다고나 할까.
인기 가수로 완전하게 이미지가 박혀버린 그의 모습에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은 배신으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국내의 록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님의 숨결이…’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초기 석장의 음반은 반드시 들어보길 권한다.
김태곤은 그저 삿갓 쓰고 도포 입은 대중가수가 아니고 초기 국악과 록을 실험적으로 결합하며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했던 진취적인 뮤지션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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