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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박인희 1집

by 고박사 posted Nov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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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박인희 1집


1. 세월아
2. 나의 소망 (Carpenters: Top of the World)
3. 들길
4. 알로하 오에 (Goombay Dance Band-Aloha Oe)  
5. 섬아기
6. 봄이 오는 길

 

1. 봄이 오는 길
2. 목마와 숙녀
3. 모닥불
4. 돌밥
5. 내 사랑아 (Oh! My Love)
6. 몰래 몰래 

 

데뷔작이 순수하고 애달픈 어쿠스틱 사운드로 가슴을 파고들며 처연한 감정을 이끌어 냈다면, 두 번째 앨범에서 그녀는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듣는 이의 마음에 빛을 드리워 주는 것만 같다. 전작을 관통하는 색채가 겨울밤을 따사로이 감싸는 정서였다면 이 앨범에는 활기찬 봄날의 햇살과 쓸쓸함 가득한 어스레한 저녁과 감미로운 한밤의 서정이 공존한다. 

이후 지구레코드 시절의 더 야물고 말쑥한 사운드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어쿠스틱 기타가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현악과 오보에, 퍼커션, 키보드, 그리고 여성 코러스가 조화를 이루는 편곡으로 탄탄하게 안정된 연주가 박인희의 티 없이 아름다운 노래를 받쳐 준다. 이는 대다수 곡의 편곡을 맡은 두 작곡가 김기웅과 김종하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김기웅은 앨범의 대표곡들인 <봄이 오는 길>과 <세월아>, <목마와 숙녀>를 작곡하고 편곡했다.

 

기존의 히트곡이나 앨범 수록곡을 새 앨범에 다시 포함시키는 당시의 관행은 이 작품집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 담긴 기존 곡은 3곡이다. 우선 <모닥불>을 보자. 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에서 MT를 가면 밤에 캠프파이어를 하며 둘러앉아 기타 반주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그 레퍼토리에서 빠지지 않는 곡이 <모닥불>이었다. 거의 ‘국민 가요’급 인지도를 지닌 채 애청되고 또 애창되어 온 이 곡은 박인희가 데뷔 앨범에서 처음 선보였던 작품이다. 

 

『박인희』에 수록된 원곡은 구슬픈 느낌의 바이올린, 아련한 오보에와 매끈한 피아노 연주로 전개되는 느릿한 곡이었다. 
이후의 『고운 노래 모음 Vol. 3』(1976) 버전은 곡 길이가 40초 짧으며 어쿠스틱 기타 전주와 3박자의 왈츠 리듬에 현악을 더했고 바이올린 대신 오보에 솔로가 펼쳐진다. 

 

『고운 노래 별집』(1979)에 수록된 4분짜리 녹음은 보다 느린 템포로 진행되며 중반부에 내레이션(시 낭송)이 포함되어 더 아련한 기분을 전한다. 그에 비해 여기 수록된 <모닥불>은 다른 녹음에 비해 더 경쾌하고 빠른 템포로 전개된다. 오보에와 가벼운 퍼커션 사운드가 곡을 이끌어 가며 여성 코러스와 합창이 등장하고 원곡보다 10초 더 긴 3분 34초의 러닝 타임을 지니고 있다.

 

역시 데뷔작에 수록되었던 <돌밥>은 기타와 현악, 드럼 사운드와 함께 박인희의 스캣으로 시작해 플루트 연주가 포함된 포크 록 스타일의 곡이었다. 이 앨범 버전에는 스캣이 빠졌고 전형적인 성인 가요(트로트)풍 전주와 색소폰 간주가 꽤나 이질적인 향취를 뿜어내지만 박인희의 청아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여성 합창단의 코러스는 어김없이 매력적이다. 

 

『고운 노래 모음 Vol. 3』에는 다시 포크 록 스타일의 녹음을 담았다. 
뚜아에무아 시절 이필원의 하모니와 함께 어쿠스틱 기타가 이끄는 곡이었던 <몰래 몰래>는 부드러운 현악 편곡에 좀 더 짧아진 러닝 타임을 지닌 작품이 되었다. 

 

이전에 노래했던 곡 외에, 1946년 발표된 한인현의 시에 1950년 작곡가 이흥렬이 곡을 붙인 이래 널리 불리고 꾸준히 사랑받아 온 구슬픈 동요 <섬집 아기>를 <섬아기>라는 제목으로 맑고 담백하게 불러 수록했다. 번안곡은 3곡이다. 오르간 연주가 인상적인 <나의 소망>의 원곡은 1972년 카펜터스(Carpenters)가 발표하여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까지 올랐던 히트곡 이고 <내 사랑아>는 존 레넌(John Lennon)의 1971년 곡 에 이종환이 가사를 붙인 곡이다.

 

<알로하오에>는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그대여 안녕’이라는 의미를 지닌 가 원곡이다. 
19세기 말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왕으로서 2년간 재임했던 여왕 릴리우오칼라니(Lili'uokalani)가 공주 시절인 1878년 작곡한 이 곡은 이후 빙 크로스비, 앤디 윌리엄스, 엘비스 프레슬리 등 수많은 팝 가수가 노래했으며 여러 영화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2016년 개봉된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에서 아역 배우 김수안이 학예회와 마지막 신에서 불러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에 임택수가 노랫말을 붙인 곡을 정시스터즈가 노래한 바 있다. 박인희는 오보에가 주도하는 선율과 기타, 타악기 연주에 실어 직접 쓴 탁월한 가사를 차분하게 노래한다. 이 앨범이 지닌 서정성과 색깔을 잘 드러내 주는 작품이다.

 

김기웅이 작곡한 4곡의 창작곡은 모든 작품이 이 앨범을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명곡들이다. 
<세월아>는 단숨에 귀에 들어오는 슬픔을 머금은 처연한 멜로디나 애틋한 기타와 키보드, 현악과 매력적인 코러스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노랫말이 감성을 사로잡는다.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이 젖어 들다가 “세월아 너만 가지 사람은 왜 데려가니”라는 후렴에 이르면 서글픔이 복받쳐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다. 가사를 쓴 박건호는 박인희의 데뷔작을 통해 가요계에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이후 조용필의 <단발 머리>와 <모나리자>, 이용의 <잊혀진 계절>,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나미의 <빙글빙글>과 <슬픈 인연>, 김승덕의 <아베 마리아>,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최진희의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히트곡을 쓴 그의 역량은 이 곡에서 확고한 빛을 발한다. 정겨운 3박자 왈츠 리듬을 지닌 <들길>은 ‘무명 옷’과 ‘고운 흙’, ‘겨레의 이름’ 등 우리 정서에 걸맞은 친근한 선율과 소박한 동시에 깊고 섬세한 감성이 잘 드러나 있다. 

 

<목마와 숙녀>가 라디오에서 나오던 시절을 살았던 세대라면 많은 이들이 이 곡(혹은 시)을 통해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것이다. 그들 중 “한 잔의 술을 마시고 /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라는 첫 구절이 친숙하지 않은 이가 있을까. 

 

박인희는 서른 살이 되기 전 심장 마비로 요절한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의 1955년 시를 귀에 착 감겨 오는 현악과 피아노, 기타가 어우러지는 애상적인 선율에 실어 쓸쓸함 가득한 감성적인 목소리로 낭송한다. 이 짙은 센티멘털리즘이 공간을 감싸고 가슴에 촉촉히 스며 올 때 어찌 술 한 잔이 당기지 않을 수 있을까!

 

앨범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은 역시 <봄이 오는 길>이다. 
상큼한 기분을 전하는 플루트와 그 묵직함조차 기분 좋게 들떠 있는 듯한 베이스, 현악 사운드가 이끄는 경쾌한 선율에 어우러지는 한없이 예쁘고 싱그러운 박인희의 목소리는 듣고 또 들어도 계속 듣고 싶은 매혹이다. 특이한 건 A면 마지막 곡으로 수록된 이 작품이 B면 첫 곡에 다시 실려 있다는 점이다. 

 

처음 트랙 리스트를 봤을 때는 인쇄 오류거나 그 시절 가끔 볼 수 있었던 곡 수 채우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레디트만 보면 러닝 타임은 물론 가사와 ‘OL 6417’이라 표기된 곡 번호까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코드를 뒤집어 B면에 카트리지가 올라가고 10초쯤 지나면 깜짝 놀라게 된다. 여기에는 리버브를 강조한 같은 노래와 연주 트랙 위에 “랄라라 랄라라 랄라라라 랄라라라” 하는 발랄한 여성 코러스를 시작으로 메인 보컬 뒤로 보컬 하모니가 더해졌고 중반부 기타 솔로 부분에는 아예 가사를 노래하는 합창이 실려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이 합창 버전이 라디오에서 더 많이 흘렀던 것 같다. 
여러 모로 정겨운 즐거움을 주는 작품, 그 편안함과 포근함과 사랑스러움으로 늘 손 닿는 곳에 두고 싶은 앨범이다. - 김경진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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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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