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 몇 년전 소개했던 빈티지 피셔 장전축서 적출한 리시버 “암바사더”에 이어
같은 모델이지만 명칭을 달리한 장전축용 피셔 TR 리시버 “이그젝티브”입니다.
[흔히 이그젝티브하면 먼저 떠오르는게 미국 제 37대 대통령 리차드 닉슨(1969~1974년)의
의전용 방탄 리무진차량이 바로 링컨 콘티넨탈 이그젝티브(포드사 제작)이기 때문이죠.]
1960년대 중반 경에 출시된 것으로 일단 외모(면상)는 앞에 소개한 피셔 리시버 암바서더와
동일하고 내부도 거의 같습니다.
다만 이름만 다른데 다시 청음해 보는 피셔 리시버의 똘망똘망한 듯 정겹고도 포근한 소리는,
언제 들어도 친근감과 익숙함을 전해주어 마음을 편안하게 하므로, 굳이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순간 음악적 예술성에 빠져들어, 다시 그 옛날 턴테이블과 빈티지 앰프를 찾아
황학동 도깨비시장, 세운상가, 용산전자랜드 내지는 부산 중앙동, 국제시장 등 오디오 가게를
배회하게 만들테니까.
보는 재미, 만지는 즐거움, 감상하는 기쁨까지 1석 3조를 한꺼번에 오디오 기기를 통해 얻을 수
있으니, 그 희열의 쾌감을 어찌 말과 글로써 표현하고 설명할 수 있겠읍니까?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는 피셔 리시버 이그젝티브야 말로, 한마디로 댓길이요, 끝네주며
죽여준다, 따봉, 따따봉입니다.
단지 장전축서 적출한 것이라 우드케이스가 없는데, 예쁜 나무 상자로 옷을 입혀주면, 그 역시
고맙다고 멋진 음향으로 보답할 거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진공관앰프나 빈티지 TR앰프 같은 경우 단품보다도 장전축서 꺼낸 앰프들 소리가
더 풍성하게 다가오고 여유롭게 펼쳐지는 것같은 착각이 들듯, 비록 TR앰프지만 따스한 입김같은
온도감이 느껴지는 게르마늄 TR의 소리는, 현대 전자기기의 집합체인 디지털 앰프가 만들어 내는
전자적 소음의 증폭과는 근본을 달리하는, 아니 접근이 불가한 LP 감성의 결정체로 인간적인
아날로그 소리의 진수이자 궁극적으로 삶에 안락감과 즐거움을 제시해 주는 천상의 소리라
자부합니다.
이 구형 피셔 리시버 모델 역시 진공관 앰프처럼 아웃 풋 트랜스(출력 트랜스) 즉 스피커
매칭트랜스가 장착된 모델이니, 어찌 소리의 오묘한 응집력과 유연성을 상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1960년대 중반에 생산된 초기형 TR 앰프라 당연히 게르마늄 TR인 관계로, 소리가
구수하고 따뜻한 느낌의 서정적 감성이 전해 옵니다.
그래서 피셔 리시버 이그젝티브 출력석이 궁금해 확인한 결과, 고신뢰관이자 탁월한 음질을
자랑하는 명관, 암페렉스 버글보이 메이커로 유명한 네델란드제 암페렉스 TR입니다.
푸하하 ~ 이것 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도다 !!
ㅎㅎ ^^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같이 전자 기술의 발전으로 완벽한 소리 재현에 가까운 하이엔드 최고급 기기가
판을 치는 시대에, 보잘 것없은 썩은 구닥다리 리시버 하나 갖고 나와 자랑질하고 자빠졌으니,
ㅉㅉ
하지만 이젠 이런 빈티지, 안티크, 레트로 모델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돈을 줘도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저는 음악을 이렇게 규정짓고 싶습니다.
소리라는 감각적 감정을 마음의 감성적 감상으로 향유하는 감동적 명상이라고,
그러므로 내 마음에 공허를 채워주고 삶의 활력을 보상해줄 것같은, 소리의 유혹을
그 누가 뿌리칠 수 있겠읍니까?
“삶에 영원한 본질은 아날로그다.” 소설가 김 훈.
“음악은 가장 순수한 영혼의 언어다.” 조르디 사발.
“음악은 영혼의 정화를 위한 것이다.” 피타고라스.
“음악은 사람이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기쁨이다.” 안톤 빌트간스.
“온갖 소음이야말로 현대 삶의 조건이며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준 선물이다.” 루이지 루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