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 밑에서 주워 온 해병 -
- 누가 -
해병 177기 (박정 × )
- 언제 -
1967. 12월 초순경
- 어디서 -
경남 진해시 해군 의무단 (현. 진해 국군통합병원)
통제부 안 해군 의무단 원무과 앞 양지 바른 곳
-무엇을 -
12월초 쌀쌀한 날씨
한기를 피하기 위해 양지 바른 곳에서
계속 줄 담배를 피우는 50대 초반의 아저씨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고 있는 아주머니................
월남전에 파병 되여 영예(?)의 전상을 입고 특별기편으로 귀국하는 해병들은
서울 대방동소재 해군병원과 진해 해군 의무단에 이송된 후 병원에서는 단장(병원장)
명의로 청용 전상 용사들의 고향에 이러한 서신을 보낸다.
ㅇㅇㅇ 부모님 귀하
귀하의 자랑스런 아드님 朴ㅇㅇ해병은 이역만리 월남전에서
세계 자유 수호와 인류 평화를 위하여
월남전에 참전하여 용맹을 떨치며 싸우다 불의의 전상을 입고 귀국 우리병원에 입원 치료 중
이오며 최선을 다하여~~~ 어쩌고 저쩌고.....
고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서신을 받고 부랴부랴
진해로 면회를 가게 되고 아들의 부상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울며불며 만사 다 제키고
진해로
해군 통제부 안으로
해군 의무단으로
병실로 면회를 간다....
- 어떻게 -
그것도 월남전의 특수(?)한 戰傷이기 때문에 병실까지 면회는 허락되지만
위에서 말한 初老의 아드님(朴해병)이
친부모가 아니라면
면회를 거절하고 도망을 친 것이다..
먼- 발치에서 푸르스름한 환자복을 입고 있는 靑龍용사들을 바라다 보며
한숨을 지으며
그 아들이 어디를 다쳤는지
혹시 부상 정도가 심한지 궁금한 마음 당연할 것이지만
이해 당사자가 피신했기에 ..........
이 글을 쓰는 본인과 대화를 갖게 되였다
朴해병의 부상 정도는 左眼 失明으로 눈 이외는 약간의 전신 파편 상을 입었지만
크게 걱정 할 정도는 아니었다. (본인과 같은 병실에 입원 치료 중 이였음)
위에서 말한 朴해병의 아버지는 전남 ㅇㅇ군 ㅇㅇ면 面 書記으로 재직한다 하고.
그 당시 모든 것 풍족하진 않았겠지만
시골에서 농토도 있으면 면서기 직분을 가진 어른이신 지라 지역 사회에서
꽤나 德望있으실 것이며 살림도 괜찮은 듯 보였다 .
- 왜 -
허나 朴해병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역마살이 낀 사람모양 떠도는 인생살이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朴 해병이 국민(초등)학교 4~5학년 때인가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 온 아이가 느닷없이
엄마한테 "나는 어디서 나왔어"물어 봤다
엄마가 머뭇거리다
"넌 다리 밑에서 주어왔지"
라며
놀렸다.
하지만 그 말 한마디가 어린 朴해병은
친 엄마로만 알고 있던 엄마 입에서
다리(?) 밑에서 주어왔다는 말 한마디에 일생일대의 마음의 상처를 입고
절망감에 사로 잡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 엄마를 찾겠다며
가출을 밥 먹듯 하며
부모 형제들의 속을 어지간히 썩히고 태우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도 가출을 수없이 했다 한다
어느 때는 서울 북창동 중국집에서 철가방을 들고 자장면 나르는 일
(지금은 철가방으로 유명해진 해병도 있지만)
을 하는 것을 찾아 집으로 데리고 오기도 했지만
어느 때는 반 거지가 되어서 돌아온 걸 보면
객지 생활이 그리 순탄치 못했을 것이고
고생도 어지간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했다.
급기야 고등학교 3학년 초 해병대(177기)로 입대하여
휴가도 한번 못 가보고 1966. 11. 4. 월남으로 파병 됐으니
고향에서 가출한 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한 사실도 파병된 사실도 모른 채
9개월이 지난 66년 12월경 월남에서 지급 받는
"해외 파견수당"중 반 강제로 송금되는 돈(달러)
30$ ~ 40$을 고향으로 송금 된 후
부모 형제들은 朴해병이 해병대에 입대하여
청룡부대로 파병된 것을 알게 되였다 한다
그 시절 초등학교에서 특별한 성교육이란 것 없었을 것이고
어린 시절 누구나 호기심에 찬 얼굴로
"엄마 난 어디서 나왔어"
라며
흔히들 물어보는 것 다 반사 인데 우리 조상님들의 재치 있는 대답
다리(下肢)밑에서 주어 왔지 를
다리(橋梁)로 착각하여
어린 마음에 엄청난 슬픔과 마음의 상처를 받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씩 있었을 것이고
그 후 지금은 다 돌아 가셨을 (다리 밑에서 주어온 海兵) 부모님은
그 애간장은 풀고 離昇 하셨는지 궁금하고
지금의 나이로 보아 고희연을 지났을 진데
그 박 해병,,
이제 손자까지 볼 나이에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그 朴해병은
자식들에게 아니면 손자들에게 어떻게 말해 줬을까?
외국처럼 . 양 배추밭에서 주워 왔다고 했을까?
아니겠지
그도 껄껄 웃으며
"너희들도 다리(?)밑에서 주워 왔노라 했겠지.....
신세대 해병님들은 어디서 나왔을까 ??
니들은 알고들 있겠찌 !!~~ ??
1997년 (老 海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