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을 어느정도 운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몇 가지 기본 상식은 기본으로 익히게 됩니다.
안티스케이팅이나 오버행 같은 설정은, 마치 초심자의 호기심을 이끌며,
어느새 운영자의 습관 속으로 스며드는 항목입니다.
그러나 소리에 대한 감각이 조금 더 섬세해지고 귀가 예민해질 즈음에는,
그 너머의 세계—VTA, SRA, 그리고 아지무스—라는 미세한 조정의 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VTA 와 SRA 는 단순한 기술적인 설정이 아니라, 소리라는 무형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음질을 위한 정밀한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VTA, 즉 수직 추적 각도는 카트리지의 캔틸레버가 레코드 표면과 이루는
각도를 의미합니다.
각 카트리지 제조사에서는 대체로 15도에서 22도 사이의 특정 각도를 권장하고 있으며,
이 정보는 사용 설명서나 제품 스펙에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톤암이 수평일 때는 평균적인 세팅으로 간주되지만,
이를 소폭 높이거나 낮추는 것만으로도 음악의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바늘이 레코드 홈을 어느 각도로 긁어내느냐에 따라, 소리의 해상도나 질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턴테이블이 VTA를 조정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은 아니며,
이럴 경우에는 스페이서 등을 활용해 톤암이나 카트리지의 물리적인 높이를 보완하거나,
때로는 조정 자체를 내려놓는 경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톤암및 카트리지 스페이서 는 별도의 도구로서 구입해서 사용할수도 있습니다)
이런점에서 턴테이블의 톤암축 업다운 조정 기능은 아주 중요한 기능 입니다.
레코드 음악을 듣는 일은 기술과 더불어 감성의 일이며,
때때로 정신 건강상(? 제경우에..) 또한 하나의 중요한 세팅이기 때문입니다.
VTA를 조정 한다면,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SRA입니다.
SRA(Stylus Rake Angle, or Scanning Rake Angle)
SRA, 즉 바늘 경사각은 스타일러스가 실제로 레코드 홈을 읽어내는 각도를 의미합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개념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으며,
VTA를 조정하면 자연스럽게 SRA도 함께 변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SRA는 약 92도일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바늘이 레코드 표면에 닿았을 때, 다이아몬드 팁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바늘의 중심축이 레코드면과 이루는 각도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조정하는 것은,
사실 꾼(?)의 경험과 섬세한 눈, 그리고 귀의 기억이 함께 작용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VTA의 조정은 SRA를 정확히 맞추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보아야 하며,
바늘의 경사각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아무리 VTA를 조정하더라도 원하는
소리를 얻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카트리지를 교체하거나 새 음반을 감상하기 전,
바늘이 레코드 위에 놓였을 때 어느 정도의 각도로 홈을 파고드는지 가끔씩
돋보기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지무스(AZIMUTH)
아지무스는 카트리지를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바늘이 좌우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며, 이는 좌우 채널의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상적인 세팅은 바늘이 레코드 홈에 대해 정확히 수직으로 위치하여,
왼쪽 채널은 왼쪽 홈 벽을, 오른쪽 채널은 오른쪽 벽을 정확히 따라가는 상태입니다
아지무스(AZIMUTH)
그러나 모든 카트리지가 완벽하게 수직으로 제작되는 것은 아니며,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고급 카트리지일수록 오히려 미세한 편차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아지무스가 잘못 설정되었을 경우, 채널 간의 신호가 서로 섞이는
크로스토크(crosstalk) 현상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소리의 정밀도와 분리도를 심각하게 저하시킵니다.
결과적으로 고조파 왜곡이나 상호 변조 왜곡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전체적인 음질이 흐릿하고 부정확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지무스를 조정할 때는 가능한 도구를 활용 할수도 있습니다.
(게이지는 장터 에서 아주 저렴 하며, 아지무스를 조정가능한 기능의 고급 헤드셀 을 사용..)
그리고 시청 감상을 통해 귀로 최종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든 세팅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합니다.
바로 음악이 가능한 한 왜곡 없이,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VTA, SRA, 아지무스—이 세 가지는 단순한 조정값이 아니라,
레코드 재생 움질을 정확히 포착하기 위한 섬세한 그림의 마지막 붓질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느 날 문득 '이 소리다' 하고 마음속으로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으로 오게 됩니다. (오디오의 득도..즉 득음..^^)
그 순간을 위해 오늘도 바늘을 조심스럽게 레코드 위에 내리고,
톤암과 카트리지의 의 높낮이를 조정하고, 카트리지를 바꿔가며 좋은음질 을 기다립니다.
아날로그란, 그런 기다림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는 감성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ps:
제 블러그 에 올린 카트리지 소개글에 shure M91E 카트리지 VTA 와 커패시턴스를 질문 했던 글이있어 제 답글을 소개해 봅니다.
아마 그분 혹시 이 곳 에 들리실지도...^^
"올리신 댓글 읽어 보고 제답글 을 올리면서, 아날로그 상식이 꽤 깊은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댓글 잘읽었습니다. 재미 있네요....
대개 카트리지 Vertical Tracking Angle 값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아날로그 Vinyl 의 깊은 골목에 들어 오셨다고 하지요..^^
그런데 대개 VTA가 스펙에 나와 있어도 완벽하게 맞출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것 으로
저는 생각 해서 가끔은 무시 하기도 합니다.
(대개 15도에서 22도 정도로 권장 합니다만.문의 하신 0 일때는 어떨지 궁금 하기는 하네요..
제생각에 아마 0라는게 22도 아닌가 생각 합니다)
왜냐면 레코드 회사마다 커팅각도(VCA= Vertical Cutting Angle)나 턴테이블의 규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지요.
(톤암의 위치나 플레터의 고무두께 recored의 두께 등으로 소리가 변하기 때문으로...)
슈어는 15~20도 혹시 벤츠 마이크로 나 반 델 헐 을 쓰신다면 22도 로 유지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제경우 슈어도 뒤가 약간 들려 있을때(20~22도 ?) 해상력이 확 증가 하기는 하더군요.
그래서 이 M91E 에서는 신경 쓰지 않는것 이 정신건강에 유익하다고 생각 하는 중입니다.
커패시턴스는 M91 스팩상 47k에서 400~500pf 를 권장 하는데,
만약 68k 옴 에서 사용한다면 330pf 가 적당 하겟네요.
저는 전에 제 포노앰프 가 330pf 까지만 지원 하기에 220pf(재즈), 330pf(클래식) 를 번갈아 썼습니다.
지금은 열정도 식고 음악에 따라 이것 저것 카트리지를 바꿀때 귀찮아서 47k옴 330Ppf 로 FIX. 해놓고 사용 하고
톤암수평을 잘 맞춘상태에서, 각 카트리지별 최적 침압만을 디지탈 침압계 를 이용해서 맞춰 듣고 있습니다.
혹시 SPU나 반 델 헐 을 사용 하게 된다면 그때 고민 하기로 하고,
귀찮니즘 과 정신건강 을 위해 이정도에서 마음을 다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