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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류 바이어스 300B SE

by 정호윤 posted Sep 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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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정호윤입니다.

정전류 바이어스 300B SE를 만들었습니다.
IMG_0177.jpg
 
진공관 설명
6J5 (GE - 6J5.pdf )
- 6SN7의 3극관 1개가 독립되어있는 전압증폭용 3극관입니다.
그야발로 범용 증폭기로 민수 오디오부터 계측기까지 안들어간곳이 없습니다.
최초 철관의 6J5에서 6J5G/GT 등이 생겼고, 유명한 형번으로는 GEC의 L63(특히 ST형)이 있습니다.
나중에는 6J5를 따로 만들지 않고, 6SN7GT에서 한쪽관만 쓰고 내부 결선을 맞춰 6J5GT를 만들기도 합니다.

6G6G ( RCA - 6G6G.pdf )
- 6?6 계열의 출력관으로 형번에서 아실 수 있듯이 유리관이 ST형이며, 그중 제일 작은 ST-12 입니다.
5결로 10% 찌그러짐에서 1.1W 동작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소형출력관으로
현재는 단독 출력관보다는 대형 출력관의 드라이브관으로 많이 쓰입니다.
3결시 증폭율이 10 이하로 역시 드라이브관에 꼭 맞습니다.

300B ( WE - 300B.pdf )
- 두말이 필요없는 직열 3극 출력관의 대명사입니다.
5V/1.2A의 필라멘트 규격으로 40W 플레이트 손실을 갖는 고효율 대출력 직열 3극관입니다.
(플레이트손실이 15W인 2A3의 필라멘트 전력 6.25W과 비교한다면 상당한 고효율 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원전관과 이를 쓴 업무용 기기의 전설에 가까운 명성과 인기는 유럽관과 함께 세계 최고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로
 300B_SE_6J5_6G6G_SCH.png 
[전원회로는 생략합니다.]

300B의 SE 구성에서는 대부분 5~6W 정도가 보통인데, 이는 '구하기 힘든 고가'의 출력관을 오래 쓰려는 마음에서 기인합니다.
하지만 현재 300B는 전세계 신관회사에서는 빠지지 않고 만들어지고 있어 수급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격에서도 마찬가지로 생산사가 많음에 따라 가격도 다양하여 최고가의 WE부터 소브텍까지 가격대의 분포 범위는 아주 넓습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플레이트 손실을 채워쓰기 좋아해서 5~6W에서 벗어나 10W급을 생각하고 설계를 했습니다.
IMG_0161.jpg 
[EH의 300B]
현재 동작점은 410V -80V 85mA로 약 35W를 써서, 40W 기준으로 약 87.5%를 쓰고 있습니다.

-80V에 달하는 바이어스를 흔들기 위해서는 전단에서 첨두값 약 230V 이상이 필요하며,
초크코일을 통한 파라피드나 인터스테이지 트랜스포머를 쓰지 않으면 어려운 상당히 큰 폭의 전압입니다.
6G6G를 3결하여 저항부하를 쓴 드라이브단은 이 첨두값 230V를 만족시키기위해 410V에 가까운 전원전압이 필요했습니다.

최대출력에서 약 0.7V를 놓고 설계하여 6G6G의 동작에 맞춰 첫단을 선정한 결과 증폭율은 20 정도가 필요했고,
브리마에서 생산한 6J5GT가 증폭율과 관의 크기 비율등에 아주 알맞았습니다.
IMG_0159.jpg 
[브리마의 군용형번의 6J5GT, RCA의 해군납품용 6G6G]

이번 300B SE는 베이클라이트판에 설계를 최적화한 후 터렛을 통해 올리는 방법을 썼습니다.
IMG_0144.jpg 
덕분에 접지구조가 아주 말끔하게 동단선을 일직선으로 당기는것으로 끝냈습니다.

첫단과 드라이브단의 배선 사진입니다.
IMG_0150.jpg 
신호에 걸리는 부품은 명성이 있는것으로 골라 그리드스토퍼는 일괄적으로 코닝의 유리저항을 썼고,
키와메 저항, 옴마이트의 법랑저항, 반고정저항은 고신뢰의 코팔 RJ13 을 썼습니다.
커플링 커패시터는 젠센 오일을 썼지만 취향에 맞지 않아 RTX로 바꿨습니다.
케소드 바이패스 커패시터는 필립스의 것으로 요즘에 나오는 BC마킹이 아닌 구형 필립스 마킹을 썼습니다.

출력단의 모습입니다.
IMG_0147.jpg 
일반적으로 직류점화를 할때는 험밸런스를 쓰지 않지만,
단 0.1mV라도 잡음을 줄일 수 있다면 쓰는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험밸런스를 달았고 덕분에 약 0.25mV의 잡음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 300B SE의 특징은 가장 첫 사진의 이름 밑에 나와있듯이 출력관의 바이어스를 정전류로 했다는것입니다.

정전류 회로란 정전류 회로가 동작하는 전압범위에서는 정해진 전류만 흘리는 회로로
고내압 정전류회로를 만들기 어려기 때문에 진공관 회로에서는 잘 쓰이지 않으나 음색적 특징과 더불어
어떤 관을 꽂더라도 정전류 회로의 정해진 전류만 흘리기 때문에 별다른 조정이 필요없고,
관의 상태가 어떻게되더라도 일정한 전류만 흘리기 때문에 수명이 다한 관들에 발생하는
전류폭주로 인한 플레이트의 적열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저역대의 음색에 큰 특징이 있어 일반적인 SE와는 차별화된 음색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전류 바이어스와 더불어 필라멘트 점화에도 차별점을 두었습니다.
IMG_0142.jpg 
일반적인 직류점화는 LM350나 7805 등의 정전압 IC를 통한 정전압이나 단순한 ㅠ형뿐이였습니다만,
이번 300B SE에서는 배터리 점화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낸다고 알려진 정전류 점화를 했습니다.
쇼트키 다이오드 정류 후 필립스 커패시터를 평활, LM350으로 정전류 점화를 했습니다.
전류 기준저항은 1R로 오차를 포함하면 사양서의 예대로 약 1.25A를 정확히 흘리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배선의 흐름입니다.
IMG_0141.jpg 
이번 300B SE는 선정리를 끈묶기로 했습니다. 상당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다 만들어진 300B SE 입니다.
IMG_0156.jpg

전기적 특성입니다.

※ 전기적 특성은 사람의 신체검사와 같은것으로 기계적인 특성을 나타낼 뿐입니다.
기계적 특성이 재생음색을 나타내는것도 아니고, 기계적 특성의 우수함만을 목표로 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가 만든 기기의 신체검사를 통한 건강상태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이득 - 약 14배, 약 22.9dB, 뒤집어 되먹임 없음
잔류잡음 - 입력을 접지에 단락한 상태 왼쪽 기준 0.7mV, JIS-A 보정 0.12mV
최대출력 - 클립이 시작하기 직전 10.8W @ 8OHM, 1KHz 이때 입력 690mV

주파수 응답입니다.
300B_SE_6J5_6G6G_fr_res.png 
이번에는 1W도 측정했습니다.
1W : -3dB - 5Hz~80KHz, 20~20000Hz - -0.2~-0.18dB
10.8W : -3dB - 10Hz~50KHz. 20~20000Hz - -0.64~-0.45dB
저역은 포기해라. 라는것이 일반적인 직열3극 파워앰프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만,
잘 감긴 트랜스포머와 철저한 설계를 통한 각 시정수의 선정으로 파라피드 구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대출력에서도 -3dB 10Hz의 저역재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입출력 특성입니다.
300B_SE_6J5_6G6G_inout.png 
14배로 최대출력에서 700mV 정도를 맞춰 설계가 꼭 들어맞습니다.

찌그러짐 특성
300B_SE_6J5_6G6G_dist.png 
전체적으로 다소 높게 보이긴 하지만 되먹임 없이 플레이트팔로워를 두단 겹치는 드라이브단에 SE 출력단에서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값이라고 생각됩니다.
철저한 설계와 심사숙고한 부품선정으로 덕분에 대부분의 주파수대역이 같은 찌그러짐을 갖습니다.

EH의 300B는 내부의 푸른빛이 상당히 강한 편이었습니다.
IMG_0166.jpg
 
원래 이번 300B SE는 설계는 예전에 끝나있었지만 제작은 기약이 없었던 기기입니다.

하지만 알텍 604- 8K를 들이고 나서 604-8K 특유의 음색을 접하고나서는 다른 앰프로는 답이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텍의 604나 A5, A7등은 동사의 파워앰프를 물리는게 정석이라고 이야기 되지만,
제가 느낀 640-8K는 '충분한 저역이 보장된 직열3극관 SE. 되먹임은 없음' 이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98dB에 달하는 높은 음압이 있기 때문에 낮은 잔류잡음은 필수적이었습니다.

15인치(사양서상에서는 16인치)에 달하는 대형 우퍼를 제대로 울리기 위해서는 청감상이 아닌 계측되어 보장된 저역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114코어의 출력트랜스포머를 비롯해 심사숙고된 부품의 선정과 철저한 저역정수 계산이 동원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는 방법은 되먹임을 쓰는것입니다.
원하는 주파수 대역이 기준주파수와 같은 이득이 나올때까지 더 많은 이득을 얻는 주파수대역을 억누르는것입니다.

간단하게 가려면 일반적인 6SN7 2단 증폭등의 회로를 통해 조금 과한 이득을 만든 후 깍아 내리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만타레이혼이었습니다. 처음 만타레이혼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역을 들었을때 저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604(-8K) 하는건가... 이걸 어떻게 다잡아야하나...'
그 한마와 같은 고역은 이제까지 콘형이나 돔형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한마와 명마는 습자지 한장 차이이며, 이 습자지 한장을 넘기위한 판단은 '되먹임은 안된다.' 였습니다.

되먹임없이 평탄한 주파수 응답이 필요했었기 때문에 저역때와 같이 일반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곳의 시정수까지 다시 맞추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원래의 설계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고 완전히 다른 설계로 다시 태어나게되었습니다.
정전류 바이어스와 정전류 점화도 이때 추가되었습니다.

다 만들어진 앰프는 젠센 오일에 기인한 음색으로 RTX로 바꾸게 되었는데, 이후의 소리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명마수준까진 아니지만 나름 잘 달래고 얼른 한마의 고역 특히 여성보컬의 발성과 사근사근한 잔향은
300B SE와 만타레이의 좋은 궁합이라 생각되고, 첫 설계에서의 결과로는 만족하고있습니다.

저역 재생도 원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청취하신 지인은 '이런 저역 나오는 300B SE 몇 없을겁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들린다기보다는 느껴지는 느낌의 저역재생이 백미로, 신호에 맞춰 출렁이는 우퍼유니트를 보고 있으면 쾌감마져 느껴집니다.
저역재생이 발군이다보니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같은 비트가 강한 아이돌그룹의 음악도 300B SE를 통해 들으니 색다르게 들립니다.

개인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알니코 자석과 만타레이 혼이 아닌 멀티셀 혼이 있는 옛날 604에도 걸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정면입니다.
IMG_0172.jpg 

고맙습니다.
===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니 300B의 파란빛을 강조하여 찍은 사진에서 플레이트 적열이 관찰되었습니다.
IMG_0166.jpg 
그래서 플레이트 전류를 5mA 낮춰 32W 로 조절했고, 특성도 다시 측정하였습니다.

주파수 응답입니다.
300B_SE_6J5_6G6G_80mA_fr_res.png 
1W : -3dB - 5Hz~80KHz, 20~20000Hz - -0.21~-0.22dB
10W : -3dB - 10Hz~50KHz. 20~20000Hz - -0.72~-0.47dB

입출력 특성입니다.
300B_SE_6J5_6G6G_80mA_inout.png 
15.1배입니다. 10W를 넘어서는 추세선이 동그랗게 말리고 있습니다.

찌그러짐 특성입니다.
300B_SE_6J5_6G6G_80mA_dist.png 
기존과 같이 각 주파수별 찌그러짐 정도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추가로 몇곳의 전해커패시터 내압에 여유가 없어 커패시터를 바꿨습니다.
IMG_0180.jpg 
입력커패시터를 FT 47uF/550V, 디커플링을 코넬듀빌리어 33uF/450V로 바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