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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프리앰프

by 윤영진 posted Oct 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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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사진이 먼저 댓글에서 제가 거론했던 프리앰프입니다.
1980년대 후반 영국의 레드포드에서 하이엔드 시리즈로
특별히 만든 것인데,
당시 한국돈으로 500만원 정도에 판매되었습니다.
(구입하면서 당시 상당히 큰 출혈을 감수....ㅠㅠ)

발매 당시 한동안 유럽의 하이엔드 오디오 유저들이나
비평가들로부터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포노단에 12AX7 4개, 12AT7 1개,
라인단에 12AT7 1개, 12AX7 4개가 사용되었고
캐스코드 회로로 구성했습니다.

프리시전 파이델리티의 C4 회로를 모디파이한 회로입니다.

히터전원, B전원, 고정바이어스용 C전원 모두 정전압 공급이고,
특히 증폭관 10개는 모두 진공관 각각 개별 정전압으로 급전합니다.

대용량 전해 콘덴서는 모두 MKP급 필름콘덴서 5uF 정도로 병렬 처리하고
거기에 다시 스치롤 콘덴서 작은 용량을 병렬 처리했습니다.

수리차 가져갔다가 사부님과 함께 정밀 측정기에 걸어서
신체검사를 해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20-40,000Hz 전대역 자로 그은 듯이 평탄하고
험 레벨 귀로 구분 어려운 수준 이하고,
방형파 특성 최상이고....

여하튼 진공관식 앰프로서는 거의 드물게
하이엔드 TR앰프의 물리적 특성에 근접하는
우수한 특성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한 10년간은 아무 말썽 없더니
10년 좀 넘기면서부터 고장 공장이 됩니다.

주로 말썽의 시작은 전해콘덴서의 노후에서 파생된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이오드가 망가지고
정전압단의 탄탈콘덴서가 사망하고.....
계속 하나 고치면 하나가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신정환님 말씀처럼 설계가 잘못되었는지,
전해콘덴서의 사용수명이 문제인지....

전해콘덴서의 내전압 여유는 거의 다 2배 정도라
고전압으로 인한 수명 단축은 아닐 것으로 보이는데.....

진공관앰프 설계제작으로 세계적으로 명성과
경력을 자랑하는 영국의 레드포드사가
설계를 잘못했을 것 같지도 않고.....

수리를 하던 엔지니어가

"부품 소자의 수가 2배로 늘면 고장 확률은 2의 제곱으로 증가한다."

고 말한 것이 기억이 나네요.

자동차나 전자기기도 같은 제조라인에서 나온 것 중에서
유난히 고장이 잦은 것이 있게 마련이라
이해는 됩니다.

어쨌든 이 프리앰프 때문에

제게는 복잡한 설계구성의 기기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
그리고 측정기에서 아무리 좋은 측정결과가
나와도 음질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두 가지 선입견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먼저도 말했듯이
이런 예는 특정 개인에게 아주 특수하게
발생한 사례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보편적 특징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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