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기

연휴 중 뚝딱! 싱글파워

by 윤영진 posted Mar 0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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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 자작하는데 가장 힘든 일이 섀시 가공인 듯 합니다.

전에 KTS오디오에 마실 갔다가,
김사장님께서 맞춰놓으신 섀시가 마음에 들어서
떼를 써 하나 사왔습니다.
(본래 김사장님은 본인 섀시를 절대 남 안주시기로 유명)

마침 연휴에 여행이나 가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토요일 저녁, 일요일 점심에 떡하니
부부동반 약속을 잡아놨습니다.

여행 포기하고 나니 섀시 구해 놓은 것이 눈에 들어와
앰프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부품 박스와 캐비넷을 뒤져서
필요 부품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부품상점을 다녀오지 않아도
집에 모든 필요 부품이 있었습니다.

227(56)-227(56)- 245 정도로 구상을 했는데,
아쉽게도 섀시에 초단관 구멍이 딱 한조만 뚫려있습니다.
낮은 게인의 관 하나로는 도저히
출력관을 충분히 드라이브 못합니다.

그래서 모자라는 입력전압은 인풋트랜스포머로 대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계속 드러납니다.

인풋 트랜스는 600:50-80Kohm 정도가 전체 이득에
딱 맞을 것 같은데....
이런 스펙의 트랜스포머 가진 것들은 크기가 안맞거나
섀시 구멍에 안 맞고....

섀시 내부나 외부에 장착할 수 있는 크기나 형태의
트랜스포머는 전부 600:10Kohm, 600:20Kohm....등의
증폭률이 좀 낮은 것 뿐입니다.

이런 인풋이라면 6J5 정도의 증폭률을 가진 관이면 딱 맞을텐데,
본래 5핀 고전관 중에서 쓰려고
소켓까지 장착해 놓고, 히터 볼티지도 다 그렇게 맞춰놨으니....

할 수 없이 나중에 맞는 인풋트랜스포머 구할 때까지 임시로 쓰는 셈으로
600:20Kohm 의 인풋을 달았습니다.

드라이브관은 2.5V 히터를 쓰는 227, 56, WE244A....등을
바이어스 조정 없이 교체해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히터 점화는 모두 교류로 했습니다.

특별히 교류점화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히터 전류 용량이 많은 2.5V 고전관들은
직류 정류하기도 까다롭고
교류로도 험도 참을만큼 억제할 수 있기에
좀 편하게 가자고.....

정류관은 280을 쓰려고 했는데,
마침 집에 있는 걸 찾아서 체크해 보니
다 불량입니다.
영국제 Mazda의 호환관으로 대체했습니다.

입력 볼륨을 연결했다가
별 이점도 없어서 건너 뛰어 배선을 했습니다.

출력관 그리드에는 1,500H 짜리 그리드 쵸크를 달고
일단 커플링은 1.5uF을 달았습니다.

커플링 용량이나 모델은 시간을 두고 튜닝을 할 계획입니다.

출력 트랜스포머는 마침 전에 구해두었던
얼닉의 니켈 OPT가 있어서 달았습니다.
얼닉 OPT는 저역은 좀 무르고 양감이 적은 듯 하지만
중고역의 미려함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처음에는 전원트랜스포머의 2.5V 탭에서
출력관 히팅을 했는데, 아무래도 유도험이 거슬려서
출력관용 히터 트랜스포머 두 개를 별도로 추가했습니다.

험은 줄었지만, 계획에 없던 트랜스포머 두 개를
나중에 추가하다 보니,
처음 레이아웃 상에서 무리가 따라서
장착 위치가 눈에 거슬립니다.

일단 어제 반 나절 정도 시운전을 했습니다.

인풋트랜스포머 달면서 예상했지만
게인이 좀 낮아서 프리 볼륨을 10-11시까지 올려야
충분한 음량이 나옵니다.

45(245)는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소박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운 음을 가진 관입니다.

하루 종일 들어도 거부감이 없이 마음을 따뜻하고 촉촉하게 해 줍니다.

일단 56을 드라이브관으로 듣다가
시험삼아 WE 244A로 교체해 봤습니다.

드라이브관이 출력관보다 가격이 비싼 불균형입니다.....^^

역시 고가의 WE 진공관이 값만큼 소리를 들려줍니다.

한 마디로 섬세하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소리....^^

딱 맞는 인풋 트랜스포머를 장착하려면
섀시에 크고 네모난 구멍 두 개를 뚫어야 하는데
앞으로 어찌할 지 고민입니다.

늘 그렇듯 내부 배선은 초보의 솜씨를 여실히 드러내 줍니다.

출력관 캐소드 저항을 좀 작은 걸로 바꾸고
히터 트랜스포머의 장착 위치를
조정하면 내부가 좀 더 정리가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