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도저히 참을수가 없습니다

by 이규영 posted Sep 05,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특정 기기에 대해 자주 얘기하는것이 뽐뿌질이 될까봐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지만 요즘 소리가 너무 좋아지고 있어
입이 근지러워 도저히 참을수가 없습니다.^^
보기 민망하시더라도 말수많은 오디오 환자의 주절거림이라보고 어여삐 봐주시면 자가치유?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새 네트워크를 달아놓고 크게 증가한 중저역의 정보량에 비해서 고역쪽이 약간 서운했습니다.
에테뉴터 저항교체로 고역을 맘대로 올릴수도 있으나 필름콘덴서의 에이징기간이 수개월 소요되는것을 감안해서
좀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중 파워엠프 접속방법을 바꾸면 고역이 살아난다는 희보를 고수분에게 접하고 나서 즉시 작업에 들어갔습지요.
그것은 EL34PP의 UL접속을 5극접속으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UL접속은 3극접속에 가깝기때문에 고역의 화려한 뻗침이 5극보다 못하다는 얘기....
물론 알텍스피커에 잘 어울리며 탄노이 계열은 UL접속이 더 좋을수 있습니다.
어쨌든 탄노이 쓸일은 없는지라 당초 UL선을 과감히 떼어버리고 스크린그리드에 전압을 따로 공급하고
당연 바이어스는 다시 조정해 줬습니다.

결과는 아주 굿입니다.
드뎌 고역의 상큼함이 쭉 살아납니다. 찰랑거리는 심벌즈도 듣기 감미롭고 우리 오디오 환자들이 잘 써먹는 말중
'그간 안들리던 악기들이 여기저기서 아련히 들려 옵니다.'
중저역쪽에서도 연주자의 불필요한 잡음(의자에 엉덩이 부비는 소리, 악기에 뭔가 부딪히는 소리등등 )때문에 혹시 엠프에서 나오는
잡음인가하고 일시정지를 해서 확인해볼 정도입니다.

다음단계로 그간 학수고대했던 EL34PP를 알텍에 잘 맞는다는 6L6PP로 바꿔봤습니다.(사진)
얼마전 장터에서 텅솔 5881(6L6wgb)를 사둔게 있어서 무사히 개조작업을 마쳤습니다.
B전압과 바이어스를 맞추는데 좀 수고를 했지만 결과또한 예상대로입니다.
탱글탱글한 5881의 성향이 제게 딱이며 이젠 싸구려관은 절대 못쓸것 같습니다. 흐흐

그리고 전에 구입한 알텍 127A는 꼭 필요한 분에게 빌려 줬지만 손을 많이 대버려 떠 안겨야 할것 같습니다.^^
새가슴 제겐 고가의 빈티지 기기는 맞지가 않아서 입니다.
소리가 성에 안차 싹 뜯어고치고 싶어도 오리지널리티가 훼손될까봐 무서워서 인두를 댈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빈티지 맛을 안이상 포기는 할수없어 좋은 트랜스를 구해 새부품으로 멋지게 만들기로 작정하고 좋은 부품나오기만을
째려보고 있습니다.
전 맘대로 뒤집어 깔수 있는 내 엠프가 좋습니다.

네트워크 제작기사후 모두 처음 뵙는 오디오환자 4분이 다녀갔습니다.
처음 두분은 고역의 상큼한 맛을 보지 못하고 가신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 뒤에 오신 두분은 N500F를 들고 오셨습니다.
비청기를 올리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일단 제작한 네트워크로 음악 몇곡을 들었습니다.
두분중 한분은 알텍 비사용자였고 또 한분은  A5유닛만 구해놓은 상태여서 이전에 오셨던 분들과 달리 자신의 기기와
비교를 할수는 없었을겁니다.
다만 경륜이 깊어 상당한 음감을 가지고 계셔서 정확히 분석을 하셨습니다.

듣던 네트웍을 떼내고 N500F 네트웍을 붙여 소음량으로 울리니 그런대로 들을만 합니다.
고역이 몹시 거칠고 칼칼한 음색이 흔히 보는 알텍소리 그대로 같습니다.
그러나 음량을 올리니 본색이 드러납니다.
제가 평소듣던 음량에선 도저히 귀가 찢어질것 같아 견딜수가 없습니다.(고역 에테뉴에이터는 4번 최소음량)
저역은 다른곳에서 들었던것 보다 제법 많이 나오는데 저음악기의 윤곽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저역과 고역이 마구 섞여나오는, 그냥 한마디로 산만하다고 해야하는게 옳을것 같습니다.
오리지날 네트웍 회로를 보면 이소리의 비밀^^을 알것 같고 이놈으로 알텍을 한다는게 얼마나 멀고 험한길인가를
다시한번 확인한 계기가 됐습니다.

다시 한상현표 네트워크로 교체해 봤습니다.
같은 음량에서도 고역에서의 부담감이 전혀 없습니다.
아주 모법생처럼 단정해진 음이 정숙할정도 입니다.
고역도 무척 부드럽고 저역도 근육질로 변해  있습니다.
한분께서 이 네트웍음은 너무 정리가 잘되있어서 맛이 없다고 평을 하십니다.
그런데 오디오에서 지나친 정리가 단점이 되지는 않을것입니다.
알텍과 10여년씩 씨름하다 포기하는 대다수의 동호인은 오리지날 네트웍과 828통때문이 아닌가 시간을 두고 확인해 볼려고 합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오리지날 네트웍의 정리안된 소리를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만입니다.
고역의 지나치게 쏘는 소리가 알텍답다 하시면 또 그만입니다.
AB테스트를 하지 않으면 내기기가 최고다 생각하고 음악 듣는데 전혀 문제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피커에서 네트웍이 색깔을 너무 많이내버리면 엠프나 소스에서 만지는 재미가 덜합니다.
일단은 네트웍에서 깔끔하고 담백한 소리를 내주고 빈티지적이든 현대적이든 엠프등에서 튜닝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필름콘이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전달해 주고 중저가일수록 자기주장이 약해  엠프와 소스의 변화를 즉각 나타내 준다고 합니다.
꼭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으면 차라리 잘 감은 공심코일에 빈티지계 콘덴서를 구해 써보는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다만 중역쪽에서는 재미를 볼수가 있지만 고역쪽에서는 손해라는게 고수의 의견입니다.
저도 원통형 오일콘을 8개 사두고 엠프튜닝에서 소기의 목적을 이룰수 없을때 마지막으로 붙여볼려고 합니다만
별 기대는 하지 않고있습니다..

여담으로 제 시스템을 들어보신분들 모두가 한결같이 스피드가 너무 빠르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경박하다고 해야맞을것입니다.
현대부품으로 극명하게 튜닝을 해 놨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혹자는 약간의 노이즈가 음악성을 더 살린다고 합니다.
적당량의 노이즈 첨가기술이 고수중의 고수 비법이라 하십니다.
노이즈를 일부로 넣는다는게 좀 이상한면도 있지만 제 경우를 보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엠프에서 물러터진놈을 쎄게 만드는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쎈놈을 순하게 다스리는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는병은 무섭지 않다고 치료방법까지 알고 있기에 경망스런 소리에대해 걱정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빈티지급 프리엠프 두조는 가을내로 완성될것 같고 내친김에 우드혼과 606통까지 한상현님에게 주문?해 버렸습니다.
인크로져하나 맘놓고 맡길수 없는 우리 현실에서 '꿈에 용보기'입니다.  
겨울까지는 혼과 인크로져가 완성되도록 노력해 보신다하니 네트웍에 비해선 기다림의 고통이 훨 덜할것 같습니다.
내년봄까진 완성?된 A5와 낭창낭창한 트랜스 프리엠프, 새로 구상할 메머드급 파워엠프,
부품조달이 거의 끝난 LCR포노이큐에다 그냥 쓸만한 턴테이블까지 들어오면 1단계 라인업은 끝날것 같습니다.
춘삼월에 동호인모시고 들어볼만한 소리도 들려 드리고 삼겹살 파티가 가능했으면 바라마지 않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音福많이 받으십시요.^^

[사진설명]
작년 이맘때 만든 EL34PP를 5881로 교체해논 모습. 엠프의 작은 샤시가 5881의 왜소함과 잘 어울려 딱 볼만하며
B전압조정은 소용량 오일콘을 붙여서 해결했습니다. 출력는 EL34의 반으로 떨어져 버렸지만
소리의 질감은 분명 몇단개 올라선것 같습니다.
가끔 5881을 6L6GC와 동등관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최대 허용전압등은 6L6G와 비슷하니
사용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원과 쵸크는 소리전자제이고 출력은 아크로사운드 A470입니다.
죄송하지만 감아쓰는 트랜스는 이게 마지막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