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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스피커를 위한 마지막 트랜스프리

by 이규영 posted Apr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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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에 이어 알텍 스피커를 위한 마지막 시리즈 두번째 입니다.
매번 얘기하지만 살아있는 한 세상에 마지막이란 것은 없을겁니다.
다만 오디오에서 한 10년은 다른 욕심이 생기지 않을 정도라면 마지막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거 같아
과감히 인용해 봤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출력트랜스는 알텍 프리엠프에서 적출한 피어리스트랜스입니다.
이놈 자체로도 충분히 빈티지적 푸근한 소리를 내 주지만 제 성격상 푸석한 음보다는
단정하고 깔끔한 음색을 좋아하므로 트랜스만 들어내서 새 부품으로 다시 제작해 버렸습니다.
다만 이 프리는 아직 잘 알려지 있지 않은 모델인데다 모 샾에서 성능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가격을
요구하고 있어 혹 불필요한 뽐뿌질이 되지 않을까 염려되 모델명은 공개하지 않으니 양해 바랍니다.

1.설계 개념
지난번 프리엠프 제작 기사에서 상세하게 설명했고 더이상 개발?이나 진화된것은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게시판의 <대망의 트랜스 프리 두조>란 제작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역시 2단증폭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음의 생기를 찾을수 없는 1단증폭은 여전히 배제하고 있으며 이득이나 편안한 음색에 있어서
유리한 고품질 입력트랜스+1단증폭도 이리 저리 시험해 보았으나 중저역의 다이나믹한 음색을
만들어 내는데는 한계가 있고 튜닝포인트가 완전히 상실되어서 포기 했습니다.
아무래도 알텍 스피커에는 2단증폭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2.회로 구성
초단관에는 6J7를 사용했고 종단관에는 6J5를 사용했습니다.
초단은 5결로 약 70배의 증폭하였고 종단관은 3극관으로 약 16배로 튀겨집니다.
여기서 알수 있듯 2단증폭 프리에서 항상문제가 되는게 과잉이득입니다.
이득을 낮추면 음의 생기가 없고 높이면 다스리기가 어렵고....참으로 진퇴양란입니다.
6J7의 증폭도가 높아 음잡기가 어려운데 중역대 소리가 두툼하고 알텍스피커에 상성이 좋을것 같아
선택해 봤습니다.
전에 사용하였던 5879를 쓰면 이득이 40배정도로 낮아지고 음도 맑고 깨끗하므로 튜닝시 아주 유리하고
취향에 따라 좋은 선택이 될수도 있습니다.
초단에 6SJ7로도 들어 봤지만 6J7과 핀번호만 다를뿐 대동소이합니다.
6S(J)7계열의 유리관들은 프리엠프 초단에 사용하면 대부분 험이 발생해서 불가피하게 철관을 선택했습니다.
입력단에 618B를쓰고 출력단에 197A를 쓴 132A라는 웨스턴 프리회로를 첨부해 봅니다.
이 회로를 참고 했는데 빈티지 회로라는게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3.튜닝포인트
5극관을 초단으로 쓰는 프리엠프에서 튜닝포인트는 무궁무진하지만 몇가지만 간추려 보겠습니다.

  가.초단관 플레이트,스크린그리드 저항
이들의 수치가 작아지면 이득이 낮아지고 중역쪽으로 음이 몰리며 수치가 높아지면 이득이 증가하고
대역이 넓어져 호방한 소리를 내 줍니다.
입력신호가 큰 파워엠프에서는 저항수치를 낮춰도 충분히 만족할수 있지만 프리에서는 저항을 높여줘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수 있습니다.
그리고스크린 그리드 콘덴서 용량에 따라서 저음의 양감이 증가합니다.
132회로에선 플레이트에 250K와 스크린에 1M를 썼습니다.
플레이트 저항은150~220K 사이에서, 스크린 그리드 저항은 500K~1.5M사이에서,
콘덴서는 0.1~0.5uF 사이에서 적절한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초단관 플래이트 전압은 100V내외라면 무리가 없고 전류는 0.5~1mA내외가 적당해 보입니다.

  나.피드백
프리엠프에서 피드백은 크게 <종단 플레이트에서 초단 케소드로>,<종단 플레이트에서 초단 플레이트로>
거는 방법이 있습니다.
132회로에서는 전자를 택했고 50K+1UF를 사용했습니다.
전자의 경우 저역쪽에 감쇄가 발생하고 후자의 경우 고역쪽에 된소리가 납니다.
전자의 경우 100K~470K+0.1~0.5uF 범위에서 후자의 경우 저항만을 사용하는데 1M~10M사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색을 찾아 봐야 합니다.
피드백을 걸지 않는게 음이 순도나 자연스러운 빈티직? 소리가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소리가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고 대편성에선 가닥추림이 없어지는데다 안개가 낀것처럼
답답하게 들립니다.
피드백을 많이 걸면 이득이 감소하고 주파수 대역은 플랫해 지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 스러운
소리가 나므로 그 포인트를 잡는게 쉽지 않습니다.

  다.케소드 부분
케소드 저항과 콘덴서 용량에 따라서 소리의 질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플레이트 전압을 조절하지 않는 상태에서 저항수치가 감소하면 이득이 높아지고 전류량이 증가해서 소리가 강해집니다.
케소드 저항을 분압하는 경우 분압저항이 커짐에 따라 피드백이 많이 걸려 특히 이득이 크게 감소합니다.
132 회로에서는 500옴+2.1k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피드백 량이 많아 보입니다.
케소드 저항이 파워엠프에서는 1~1.5k면 적절하지만 프리에서는 2~3K가 좋아 보입니다.
콘덴서 용량도 이득과 저역개선에 관계되는데 50~200uF까지 적절하게 선택할수가 있습니다.
여기 콘덴서를 생략하고서는 풍부하고 질감있는 중저역을 만들어 낼수 없습니다.
초단 케소드저항은 솔리드 보다 고품질 필름저항이 더 매끈한 소리를 들려 줬습니다.

  라.출력단
출력단에서 튜닝포인트는 거의 없습니다.
플레이트 전압은 250V, 전류는 6mA정도를 흘렸습니다.
이득 조정은 초단앞에 자작 100k ATT 볼륨을, 트랜스 후단에서 정저항 방식으로 30dB정도를 감쇄시켰습니다.
커플링은 0.05, 그리드리크는 680K를 썼습니다.
커플링이 크다고 저역이 많이 생기지 않으므로 전단 플레이트저항과 그리드리크저항에 맞춰
적절히 선택해야 고역과 음의 순발력면에서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저역 험은 일체 없으며 드라이버에서 적당하게 화이트 노이즈가 나오는 정도입니다.

4.전원부
이번에도 당연 정전압 전원부를 썼습니다.
회로를 고심하다보니 웨스턴 20A로 귀착됐는데 회로는 자작게시판에 어느 동호인께서 자세히 올려놨으니
참고바랍니다.
다만 20A에서는 출력관을 300B를썼지만 전 6L6G를 삼결해서 사용했습니다.
3극관 음색을 좋아하지 않고 관도 비싸서 알텍에 좋다는? 6L6을 선택했습죠.
원회로에 나온 시정수가 음질에 가장 좋았는데 그들의 설계실력에 감탄했을 뿐입니다.
원회로와 동일하게 만들면 문제가 없고 6L6사용시 바이어스를 다시 설정해 줘야 합니다.

5.외장
샤시는 광도백화점 샤시골목에서 접었습니다.
이번 제작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샤시입니다.
엠프 전체 품질에 비해 샤시가 너무 허접합니다.
왜 이런데 과감히 투자를 하지 못하는지 제 자신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부품 배치는 전번의 OECO프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좀 색다르게 배치해 보려 노력했지만 합리적인 신호흐름을 간과할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샤시 앞부분의 빈공간이 보기싫어 전압계를 붙여봤습니다.
증폭부쪽은 각진공관의 케소드 전압을 선택하여 점검할수가 있고 전원부는 정전압화된 전원을
항시 감시할수 있습니다.
앞판넬은 5미리 알미늄판으로 제작했으나 글씨를 너무 험하게 새겨놔서 다시 제작해야 할것 같아
붙이지 않았습니다.

6.시청후기
이번 제작은 UTC for RCA, OECO6300트랜스에 이어 세번째입니다.
솔직히 세 기기 모두 AB테스트를 하지 않고는 그 차이를 알수 없을만큼 아주 비슷한 음색을 보여줍니다.
그 차이를 꼭 집어내라 하신다면 UTC는 밝고 맑은, 중고역으로 치우친 소리를 들려주고
OECO는 대전류를 흘리는 트랜스 답게 약간 끈적이는 소리를,
그리고 이번 피어리스트랜스는 어둡지만 풍부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번에 제작하면서 느낀 생각은 솔직히 비싼 트랜스를 쓸 필요가 있는가라는 결론을 내렸고
부품보다는 설계방식에 따라 음질이 많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7.제작후기
이 프리를 알텍스피커를 위한 마지막 트랜스로 규정하고 싶습니다.
이 프리의 상급을 197A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나 현재로서 그쪽으로 갈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197트랜스 가격이야 프리를 팔면 구할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지만 관과 부품들도
그 수준에 맞춰줘야 되기 때문에 돈드는게 질색인? 저에게는 매력이 없어 보입니다.
만원짜리 초단관과 2만원짜리 출력관으로 좋은 음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게 무엇보다도 큰 매력이
아닐수 없습니다.
또 주파수대역도 197A가 50~15K인 반면 이놈은 20~20K여서 툭 터진소리를 좋아하는 제 취향에
더 맞아보입니다.
이보다 저렴하고 소리좋다는 소다슨,랭게빈 트랜스등도 있다고는 하지만 알텍이란 브랜드를
무시할수가 없어 그쪽을 기웃거리진 않을것 같고 직렬관 싱글이나 PP등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니
가히 마지막이라고 장담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번 프리의 제작과 튜닝과정에서도 완벽한 오디오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한쪽은 취하고 한쪽은 버려야 한다는....
고역의 살랑거림을 추구하면 저역쪽에서 허전함을 참을수없고 꽉찬 중저역의 밀도감을 얻으려 하면
고역까지 밀도있는?소리가 나와 버리고....
한 겨울을 다 바쳐서 죽자사자 튜닝을 했지만 고역에서부터 저역까지 쫙 빠지는 음색은 참으로
얻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중저역에 초점을 맞춰 끝내 버렸습니다.

튜닝 음반으로 관현악은 말러3번 1악장, 말러5번 1,2악장 , 쇼스타코비치 4번 1악장....
성악은 푸치니 투란도트 아리아 서너곡, 거쉬윈 피아노곡 몇곡....
가요는 한영애 두어곡....
긴긴 겨울내내 이놈들 특정부분만 수백번 듣고 지냈습니다.
정말로 지긋지긋합니다.
언제 이짓을 끝내고 음반이나 사러 다니며 음악이나듣고 살수 있으려나...  

제 제작기는 어디까지나 참고이상은 아닙니다.
자신이 사용하는 진공관, 트랜스와 스피커등에 따라서 음질이 크게 달라지기때문에 자신이 직접
그 포인트를 찾아나서야 합니다.
아무쪼록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동호인님들 빠른 득음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