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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의 주의점

by 윤영진 posted Jun 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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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동호인들의 사이버 모임에서 극단적인 감정 다툼으로까지 논쟁이 번지는 데에는
"정보의 상거래화"라는 덫이 있다고 봅니다.

무엇이 참 좋다라는 동호인 간의 공감이 이루어지면, 메이커제 기기이건 자작품이건 귀가 얇은 동호인들의 호기심과 소유욕을 자극하게 되고, 본래 판매를 목적으로 했던 사람은 물론이고
그냥 취미로 시작한 사람들도 "간곡한 부탁 때문에", 또는 "명예욕이나 자부심 때문에" 자신의 기기나 자작품들을 판매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유행이나 평판에 의해 붐 엎된 기기들"이 시간과 보편적 평가를 거치면서
극도로 주관성이 강한 애호가들로부터 다양하고 대립된 평가를 받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헐뜯기도 하고, 일종의 그루핑 현상까지 생겨서
대립의 폭과 강도는 더해갑니다.

재미 있는 것은 특정 메이커 기기를 놓고 볼 때, 이런 현상이 유독 많은 것이 알텍입니다.
참 알텍처럼 논쟁적인 스피커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알텍 스피커는 메이커 입장에서는 명쾌합니다.
"누가 그걸 좁은 동양의 가정 실내에서 사용하라고 팔았냐?"라고 하면 우린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동호인들 간에도 좋은 발견이나 노하우가 제품으로 발전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이를 동호인들이 공유하는 것도 좋습니다.
문제는 가격인 것 같습니다.
메이커야 대량 생산을 하니까 적정 가격선을 형성하지만, 소수를 혼자서 손으로 만든 기기라면
가격 형성이 어렵습니다. 만든 사람은 생산성 없는 조건에서 자기 시간 빼서 힘들게 만들었으니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원하고, 구매한 사람은 일반 기기에 비해 높은 가격 때문에 갈등 요인을 안게 됩니다.
물론 성능이 사용자 마음에 흡족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불만이라도 생기면 이게 다툼으로 번집니다.

당연히 메이커제 기기나, 부품류들은 분쟁의 소지가 적습니다. 이미 구매자가 제품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고, 판단과 책임도 갖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험성이 강한 시작기나 자작기기는 자칫 이곳 동호인들의 간접적인 평판으로 구매자의 판단에 착오를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등장하는 소위 '프로'나 '세미 프로'도 모두 아마츄어일 뿐입니다.
혼자 샵을 하면서 오랜 기간 수리나 자작을 했다고 모두 프로는 아닙니다.
프로라면 이런 분쟁이 발생하지 않겠지요.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동호인들이 제작한 기기는 일종의 "협약"을 통해서 거래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겁니다.

즉, 일정한 기한을 정해서 구매자가 반품을 요구할 때는 ___%를 제하고 필히 환불을 한다든가 하는 제도입니다.

이 곳의 수 많은 동호인들이 이런 사회적 협약에 동의해서 일종의 관행이 된다면 많은 분들이 다툼의 우려 없이 정보도 공유하고 자작 기기도 거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