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알텍

by 박명철 posted Apr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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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과와 잔업까지 마치고 숙소에 들어간 시간이 저녁 열시.
예전에 300리터나 되는 통 때문에 하도 고생을 한지라 846B(자작)로 교체한후에는 되도록이면 뒷두껑을 따는걸 자제해 왔었는데 그만 바꿈질병이 다시 도지고 말았다.
마음에 걸리던 흡음제를 교체하기로 작정한후 일단 심호흡부터 하고 뒷두껑을 열었다.
압축스폰지와 계란판형 스폰지를 두겹으로한 흡음제가 내부  뒷판,아랫판, 옆면 바깥쪽으로 향한 모양새다.일단 한쪽만 먼저 교체하고 비교를 해 보기로 했다.
재료는 압축한 천연 목화솜이다.좋다는 양모는 중국땅에서 어디에서 구할수 있는지 모르고 찾아다닐 시간도 안되니 이 지방에서 구하기 쉬운걸로 선택했다.
하나하나 걷어 내고 접착제를 바르고 붙히면서 소요된 시간이 한시간 반쯤되니 열두시가 눈앞이다.앰프에 전원을 넣고 이작 펄만의 바이올린 연주를 걸었다.
교체를 안한쪽으로 소리가 몰리는 느낌이 난다.소리중심이 우퍼 상단 삼분지 이쯤 걸리던 것이 교체한쪽이 약간 더 내려간걸 확인할수 있었다.바로 마저 교체작업을 시작했다.
새벽두시,대편성을 걸었다.순간 "아이 깜딱이야!"
원룸아파트 전체를 꽝 하고 울리는  큰 북 소리에 자지러지게 놀랐다.내가 정신병자가 아닌이상 남들 다자는 고요한 새벽두시에 대편성을 걸리가 없으련만 그만 몰두 하다보니 깜박 한것이다.스스로 이 미:놈 해가면서 황급히 볼륨을 줄였다.
결과는 만족할만 한 수준이었다."역시 알텍은 아랫도리가 받쳐줘야 돼"
수 많은 상념이 스치는 순간이다.스피커에 매달리고 앰프에 매달리고 부속에 매달리며 오년을 보낸 것 같다.선재는 또 어떤가.친구 없으니 알텍이 친구고 마누라 옆에 없으니 알텍이 애인이다.


저음이 확실 해지면 많은 안들리던 소리가 납니다.꽹가리를 잡았다 놨다하는 왼 손가락들의 움직임,트라이 앵글의 삼각형을 연상케하는 소리,바닥을 낮게 깔고 밀려오는 파이프 오르간의 으르릉거리는 초저음,바이올린,첼로의 몸통소리,가슴과 배를 울리는 콘트라베이스소리,균형이 맞으면 이 모든소리를 표현 해주는게 알텍이라 생각 합니다.
수많은 답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정말 무시할수 없는게 흡음처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뜻한 봄날 두서 없이 지껄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