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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 기조

by 이규영 posted Oct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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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를 설계하고 다룰 재주는 없어서 아예 동호인에게 맡겨버리고 그나마 수십년 해온 인두질로 승부를 걸어봤습니다.
맘에 드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땐 스피커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는 죄가 없었습니다.
만지는 대로 그대로 보답해 줍니다.
스피커에 대한 고민을 일찌기 없애준 한상현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간 튜닝 방향을 크게 세가지로 잡고 추진했습니다.

1.썰어버리되 아프지 않게.
흔히들 알텍을 쏜다고 합니다.
뭐 1500명 객석용 혼형스피커를 7평 방에 들여놓고 두둘겨팰라고 하니 어찌 징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알텍이 쎄다고 부드럽게 튜닝했다간 낭패를 봅니다.
강한놈한테는 강하게 약자한텐 온화하게....가 여기서도 통합니다.
홀딱 벗겨내는 소리를 구사해야 이놈을 죽일수 있습니다.
어영부영 멍청하고 부드럽게 대하다가는 당하기 일쑤입니다.
강하면서 부드럽게란 전형적인 모순이 여기서 가능할듯 싶습니다.

이젠 아무리 음량을 높여도 아프지 않고 시원할 뿐입니다.
고역의 감칠맛을 어느 스피커와도 비교불허입니다.
때론 천둥처럼 때려 눕혔다가 달콤한 봄바람처럼 한없이 부드럽게 어루만저줍니다.
말러 교향곡처럼 천국과 지옥을 교차시킵니다.
말러,쇼스타코비치,라흐마니노프 교향곡은 거의 만족스럽게 구사합니다.
그놈들 음반으로 튜닝했기 때문입니다.
앙세르메지휘의 생상오르간 안개도 상당히 밀려나옵니다.

2.선열한 가닥추림
288 초기형 진동판과 515우퍼에서 나오는 지독한 가닥추림을 들어보면 하루만 걸러도 수족이 떨리는 완전 마약 자체입니다.
왜 가닥추림을 외치는지 알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가닥추림을 위해선 트랜스를 적극 개입시켜야 합니다.
포노부터 파워 출력단까지 인아웃,인터트랜스가 무려 10여개가 들어갔습니다.
전원부에 초크도 아낌없이 뿌려댔습니다.
4관편성 대교향곡에서 수많은 악기는 각자 분리되서 들려오며 수십명으로 분해되서 들리는 바이얼린 합주는 정말 눈물이 납니다.
기름기를 빼면서 윤기있게 만드는 것도 적지않은 모순극복 작업입니다.

3.아랫배까지 거북한 된소리배제  
어디가서 중저역이 뭉쳐있는 소리를 들으면 귀를 막아버립니다.
많은 이들이 맘씨좋게 된소리,뭉친소리를 용서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를 방지키 위해 엠프 전원부나 신호단에 직렬저항을 완전 배제시켰습니다.(부하저항외)
진공관 동작점은 스펙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맑고 투명하게 하면 할수록 알텍은 나긋나긋해 집니다.
중역의 밀도감을 잃지 않으면서 안개같은 저역을 구현하는것이 문딩이 알텍에서도 가능해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 이번에 엠프의 라인업을 대폭 바꿨습니다.
당초 프리를 101계열 직렬관으로 시도해 봤는데 실패했습니다.
(101 1단+피어리스16204==>101 2단증폭==>102+101==> 262+272계열)
직렬관에서는 대음량에서 중고역에서의 뭉침현상을 뿌리뽑지 못하겠더군요.
반면 262,272계열 메쉬플레이트 방열관이 중고역에서는 찰지고 아주 유려하지만 저역의 낭낭함은 직열관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매칭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며 정말 완벽한 기기는 없나 봅니다.
피어리스 16204이놈도 어찌 변덕이 심한지 멀리해야될 놈입니다.

300B파워도 당초 설계는 WE1086스타일(262+272)로 시도해 봤지만 방열관 냄새가 확 풍깁니다.
이놈들을 프리로 보내고 프리에 쓰던 직렬관을 그대로 파워로 보내 풀 직렬관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니까 프리는 WE 매쉬플레이트 방열관..파워는  WE 풀 직렬관...포노도 직렬관...
프리에서 감칠맛나는 소리를 만들어주고 파워는 있는대로 질러대는 스타일로...
포노도 가급적 있는 그대로..
개인적으로 피어리스의 광대역과 끈적거림을 좋아하는데다 알텍사 엠프에서 즐겨사용했던지라  피어리스로 안착하려 합니다.

[사진]
때려잡기에 결정적 공헌을 한 개작 프리엠프(WE262+272+피어리스16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