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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과 음색, 그리고 음상에 대하여(01)

by 심상용 posted Aug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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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과 음색, 그리고 음상에 대하여(01)

《이 글은 하이파이저널(창간호)에 실린 글로서, 온소리 오디오 동호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발취 하여 올린 글을 다시 올립니다.》



우리 오디오를 하는 사람들끼리 이런 말이 통한다.


“음질은 좋은데, 음색이 맘이 안 들어요”즉 소리 자체로서는 별 나무랄 데가 없는데, 어쩐지 쏙 맘에 들지 않는다는 그런 뜻이다.


주로 남의 것을 듣고 난 다음의 느낌일 수 있다. 그리고 그 말뜻을 좀더 새겨보면, 음질 면에서는 우리가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음색은 각기 다른 기호를 드러낸다는 뜻이 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나중의 경우는 자기 시스템에 대한 불만일 수 있다. 그리고 말뜻을 좀더 따져보면 음질은 양보할 수도 있지만, 음색은 좀처럼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음질이란 무엇이고 음색이란 무엇인가, 또 양자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


우선 소리의 성질을 알아본다.


첫째, 소리에는 높낮이가 있다. 여기에는 음정과 주파수가 관여하여 Hz라는 측정단위가 쓰인다.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은 20Khz- 20Hz로 잡고 있으며 오디오라는 말도 여기서 생겨났다.


주파수대역은 편의에 따라 저음역, 중음역, 고음역으로 나뉜다. 소리가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고루 평탄하게 잘 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면서 좋아한다.


“밸런스가 잘 맞는군” 그리고 그런 상태를 음질의 으뜸가는 조건으로 친다.


둘째, 소리에는 셈여림이 있다. 여기에는 소리의 크고 작음이 관여하며 dB 또는 Phon이라는 측정단위가 쓰인다. 우리가 실연이나 레코드를 통해 듣는 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차폭, 즉 강약의 비율을 다이내믹 레인지라고 하며, 그것 역시 dB로 측정 표시한다.


널찍한 공간에서 강약의 차폭이 크게 나는 상태, 즉 여린 소리는 아주 여린 데까지 나며, 센 소리는 최대한 세게 나는 상태, 그런 상태의 소리를 우리는 저마다 소원한다. 그런 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이런 탄성을 지르게 한다.


“참 근사하군” 그리고 그런 상태를 역시 음질의 중요한 조건으로 친다.


이두가지가 음질을 버티는 두 기둥이다. 이것들과 얼기설기 뒤얽히면서 오디에는 몇 가지 극복해야될 기준들이 있다.


오디오는 재생음악을 다루는 게 본령인데, 녹음 재생과정에는 전기가 개재한다. 즉 여러 단계의 에너지 변환과정에서 전기적 군소리가 혼입 되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방식에서는 기계적 접촉과 마찰을 피할 수 없는데, 그 과정에서 역시 소망스럽지 않은 잡소리가 섞이게 마련이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서 잡음이라고 한다. 얻고자하는 소리오 이 잡음 음의 혼입 비율을 SN비라 하는데 역시 수치로 측정을 표시 할 수 있다. 물론 그 절대수치가 낮을수록 소망스러움은 두말할 것도 없다. 디지털시대가 되면서 이 분야는 놀랍게 개선되고 있다.


이밖에 소리의 입구와 전원 및 증폭 과정에서 생기기 쉬운 험, 녹음 및 설치과정에서 생기기 쉬운 하울링, 회전 모터에서 전달되는 럼블 모터 회전수의 정밀치 못함이나 레코드의 휨에서 생기는 와우플러터, 소리골의 생채기 등으로 생기는 스크래치 등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치부되는 잡음이다.


이상과 같은 것들이 오디오 소리의 질, 즉 음질을 좌우하는 제요인들이다. 이것들은 거의가 수치로서 측정하거나 계량하는 일이 가능하며, 수치의 절대치가 음질과 직결된다.


여기까지는 오디오맨들 사이에서 기호가 갈리지는 않는다. 수치의 증감에 따라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공통분모인 셈이다. 오디오 소리가 이것뿐이라면 우리 모두가 그토록 헤매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셋째, 소리의 속성하나가 더 있는데, 바로 음색이다. 음악사전에는 음질을 색깔에 견주어 지칭하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지만, 그것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악장의 선도로 전 단원이 악기 조율을 하는 장면을 늘 보게된다. 그때 내는 소리가 진동수 440Hz의 A음이다.


그런데 그 소리를 유심히 들어보면, 소리의 높이는 악기가 내는 소리의 성격(음색)은 사뭇 다르다. 어째서 그럴까? 피아노를 통 치면, 그 소리는 꼬리를 끌면서 점점 작아진다. 북이나 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바이올린이면 활로 줄을 켜는 동안, 나팔이면 숨을 불어 놓는 동안은 소리가 동일한 크기로 이어진다.


이처럼 소리가 발생했다가 꺼질 때까지의 모양이, 악기에 따라 다 다르다. 이것을 가리켜 발생에서 감쇠까지의 소리 모드의 차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악기 소리를 구별하는 원인의 하나가 된다.


다음으로 악기소리는 반드시 배음을 수반한다. 예를 들면 피아노의 한가운데 C음은 260hZ-조율에 따라 약간씩 달라진다- 인데, 그것을 통 치면, 260Hz의 소리뿐만 아니라 그 2배인 520Hz, 3배인 780Hz ----하는 식으로 정배수의 소리가 층층으로 딸려 나온다.


이때 처음 친 소리를 바탕음, 딸려 나오는 배음을 고조파 또는 하모닉스라고 한다.


이 바탕음에 대한 배음의 모양새가 악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떤 악기는 3-4배의 배음 밖에 못 내는가 하면, 다른 악기는 9배,10배까지의 복잡한 배음을 내기도 한다. 또 악기에 따라서는 바탕음보다 배음쪽이 더 세게 나는 것도 있다.


또 연주자나 주법에 따라서도 배음을 내는 모양새가 달라진다. 그리하여 이런 것들이 또 악기 소리를 차별 짓는 원인의 다른 하나가 된다.


이 두 가지, 즉 소리의 모드와 배음의 차이가 소리의 색깔 차이로 나타난다. 이것을 가리켜 음색이라고 한다.


음색도 측정 혹은 도식화가 가능하다. 음향 스펙트럼으로 배음 구조를 볼 수 있으며, 엡벌로프 특성도로써 악기음의 감쇠곡선도 그려 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음질의 특성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한 가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어떤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에 맞도록 수치화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가령 소리의 높낮이는 음악에서 음계라는 조성 질서를 이루었고, 그것이 오디오에서는 주파수 대역분포로 치환됨으로써 확고하고 수치화 되었다. 주파수대역이 평탄한 것은 그렇지 않은 것의 우위에 선다. 그것은 객관성이 있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음색은 음 높이의 질서가 음계로 정착된 것과 같은 , 또 셈여림의 차례가 음량의 대소와 어울려 부동의 기준으로 고정된 것과 같은, 그런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 평가가 극히 주관적이요 심리적이다. 이런 심리적 속성이 그 물리적 속성과 얽혀서, 음색이라는 말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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