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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아웃 프리앰프의 문제

by 윤영진 posted Jun 2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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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유행으로 번지던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는 아직도 많은 애호가들이 사용하고, 계속 자작품이나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명품으로 들어볼만한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찾기는 상당히 힘이 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WE 197A 라는 해묵은 고리짝 프리아웃 트랜스는 지금도 애호가들의 헌팅 품목으로 뜨면서 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트랜스 제작의 비법도 낱낱이 밝혀져서, WE트랜스건 피어리스 트랜스건 재료나 공법에서 과거의 것을 추종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마침 제가 동일 스펙의 WE 197A의 웨스트렉스 버전을 사용하고 있고, 이건 주파수 특성도
20-20,000Hz 로 최신 음원에도 광대역 특성이 충분합니다.
24k : 600옴 입니다. 오리지널 프리모듈에서는 6J5(6SN7 반쪽) 출력에 매칭되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프리아웃 트랜스의 1차 임피던스의 문제가 의외로 중요했습니다.

일단, 프리용으로 사용할만한 음질 좋은 고전관들을 살펴보면, 특수하게 '전화 통신 증폭용'으로 개발된  205D, 437A, C3G 등등의 관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관 내부 임피던스가
7-12 K옴 정도입니다. 대체로 이 정도의 관들이 내부 임피던스나 게인(뮤값), 전류량 등에서 가장 적합한 선상에 오릅니다.
이중에서 제가 선호하는 관이 REN904나 MHL4, MH4 등등......

그런데 아웃트랜스란 것이, 무지 많은 제한 요인이 있지만, 그중에서 프리아웃용을 놓고 볼 때,
대역 특성 등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면서 최대한 1차 임피던스를 늘려서 잡을 수 있는 한계치가
24K옴 안팎입니다. 아시다시피 RF용 단간 트랜스는 1-2차 권선비가 낮고 비슷할수록, 그리고 전류를 흘리지 않을수록 특성을 좋게 만들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류를 적어도 10mA 이상 흘리면서, 대역 특성도 가청 주파수를 거의 커버하게 만들자면, 현재 인간의 기술로는 1차 24K옴이 한계라고 합니다.
임피던스를 이렇게 높게 하면서 광대역 특성을 얻는 것이 무지 어렵습니다.

관 임피던스와 출력트랜스의 1차 플레이트 저항값의 상관관계를 보면,
차이가 작을수록 출력은 크게 뽑을 수 있지만, 저역 특성이 부실해지고 음이 강하고 딱딱하고 공격적이 되고, 플레이트 저항값의 비가 높아질수록 반대의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지만, 제 경우 7-10K옴 정도의 내부 임피던스를 가진 프리용 출력관에 가장 좋은 소리를 내주는 아웃트랜스의 1차 임피던스가 딱 24K옴 근처였습니다. 3-4배 정도인데,
저는 3.5배가 언저리가 가장 좋았습니다.
12-13K옴 정도 되는 좋은 고전관들도 많은데, 이런 관의 적정 로드 임피던스는 보통 50K옴 정도이고, 이런 스펙의 출력 트랜스를 제작하자면 누구도 수용하지 않습니다.

유리디체 회로 등에서는 전류를 많이 흘리는 내부 임피던스가 낮은 하이게인의 관으로 2배 정도의 1차 임피던스를 가진 출력트랜스를 매칭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상식적인 6J5(7.7K옴)에서도 대부분 15K옴(2배) 1차를 상용합니다.

결과적으로 처음 잠깐 들었을 때는 시원하고 침투력 강한 날카로운 음색이 매력을 발휘합니다.
(물론 제작자의 튜닝에 따라 다르지만....)
그런데 오래 듣다보면, 속된 말로 "마란츠7보다 못하네..."라고 장터에 내놓곤 합니다.
저역은 없고, 중역은 뻗대고 고역은 쏘기 쉽습니다.

B전압의 차이, 전류량의 차이, 출력트랜스의 1차 임피던스 차이 등 크게 3가지의 요소에 따라
출력과, 음의 경직성, 배음 특성, 탄력성 등이 상당히 변화합니다.

제 나름의 주관적인 결론이지만,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는 24K옴 정도의 1차 임피던스를 가진 아웃트랜스를 매우 좋은 것으로 준비하는 데서 그 성패가 좌우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좋은 음질의 고전관들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매칭 기획으로는 게인이 낮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2V 아웃의 CDP가 메인 소스인 세상에서 프리앰프의 게인은 높아서 문제이지 낮아서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는 더욱 더....

저도 개인적으로 "그 값으로는 죽어도 사용안한다."라고 단언하는 WE 197A의 가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더군요.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어떤 걸 좋아하지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 300B 싱글앰프를 사용하거나 특정 앰프 소리를 가장 좋다고 할 때, 그 앰프의 출력트랜스 임피던스 구성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300B앰프만 해도, 물론 회로 구성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출력트랜스의 1차 임피던스를
2K-5K까지 다양하게 쓰는데, 어떤 경우의 소리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개인 기호가 드러나더군요.

2-2.5K 정도를 쓰면 소리가 TR 비슷하게 나기 쉽습니다. 물론 TR 소리가 나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