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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악기와 현대악기

by 윤영진 posted Oct 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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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개량되기 이전 중세에 사용되던 악기들을 '고악기' 또는 '원전악기'라고 합니다,  대체로 요즘 듣는 상당수의 클래식들이 당시 이들 '고악기'를 전제로 작곡되고 실제로 연주되었습니다.
쳄발로나 비올 등 이런 고악기로 연주한 음반들이 지금도 많은 클래식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고악기도 소위 말하는 '개량'이라는 진화를 거쳐서 요즘의 악기로 변모했습니다.

이런 개량의 주요 초점이 된 것이 ........

1) 음량을 높인다.(점점 연주회 청중의 수와 연주장소가 넓어진 탓)
2) 음계를 정확히 한다.(고악기들은 음계의 오차가 더 있었음)
3) 광대역화 한다.(쳄발로와 피아노 예)
4) 디스토션을 줄인다.(현대 악기에 비해 고악기들이 상대적으로 배음이 더 많음)

벌써 눈치빠른 분들은 알아채셨겠지만, 고악기의 개량과 현대 오디오의 개량이 거의 같은 목적과 목표로 진행되었습니다. 고악기와 현대악기를 진공관앰프와 TR앰프로 대체해서 놓고 보면 그 내용이 일치합니다.

그런데, 고악기로 연주되는 원전연주를 들어보면, 단순히 당시 악기 소리의 회고적 재현이라고만 치부하기 어려운 아주 아름다운 음색과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측면에서 '개량과 진화'를 이루었지만, 반면 어떤 면에서는 잃거나 놓친 부분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클래식 중에서도 현대음악 같은 것은 고악기로 연주하면 지나치게 음색이 미화되면서 우스꽝스러운 결과를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같은 진공관앰프 애호가도, 요즘의 댄스음악이나 비트가 강한 스피드락 같은 곡을 진공관 기기로 재생한 것보다는 최신 TR앰프로 재생한 것이 훨씬 낫다고 인정합니다.
즉, 재생기와 악곡과도 상성이란 것이 있습니다.


특히 고악기와 현대악기의 과도기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나 '과르네리'와 같은 명기는 고악기와 현대악기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듯한 완성도와 매력으로 제작된 지 수백년이 흐른 지금도 현역기로 그 아름다운 음색을 뽐내고 있습니다.

과거 빈티지 기기들이나 증폭소자(진공관)들을 고악기라고 비유할 때, WE이나 클랑필름 등의 일부 명기들은 스트라디바리나 과르네리와 같이 같은 반열에서 치부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만약 진공관으로 비유하자면,
WE 205D 같은 관은 '고악기'에 속할 것이고, 일부 명관으로 꼽히는 유럽의 직열3극관들,
ED, PX4, RE604, AD1, PX25....등은 고악기와 현대악기의 과도기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와 같은 명기에 비유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단, WE이나 클랑필름 같은 오래된 기기들은, 숙련된 오버홀과 매칭, 그리고 전문적이고 숙달된 사용자의 공들인 튜닝과 관리 운영의 노고가 꼭 필수적입니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만든 바이얼린 가운데도 그 품질의 차이나 가격의 진폭이 큽니다.
같은 제작자가 만들었어도 매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각각의 품질 수준, 보존 상태, 관리 수준 등의 물리적인 면에 더해서, 이들 명기들은 "누가 연주를 해왔는가?"라는 점이 최종 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런 명기는 "명연주자의 지속적인 사용"이라는 마치 술이 오랜 기간 숙성되듯 시간의 담금질에 의해서 완숙된 것입니다.

WE이나 클랑필름 등의 브랜드를 단 기기들 중에서도 그 품질이나 음질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지 브랜드 하나만으로 '명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고가로 거래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훌륭한 연주자라면 꼭 스트라디바리 같은 명기가 아니라도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듯이, 훌륭한 오디오파일들의 시스템을 들어보면 무슨 기기를 썼는지를 따져보지 않다라도 모두 훌륭한 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훌륭한 오디오파일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서 1/5의 기기값으로도 더 좋은 음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그 전에 이미 4/5의 돈을 수업료로 지불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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