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늦가을과 초겨울 깊은 밤 사이에서

by 심상용 posted Nov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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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어둠이 대지를 누르고, 붉어진 낙엽이 떨어지는 울음이 어둠속에서 바스락거린다.

어둠을 밝혀나가는 것은 오직 음악만이 텅빈 빈 공간에 햇살처럼 퍼져나간다. 하루의 일상들이 작은 점되어 사라지고 기억되듯이 오디오를 통하여 체험 하였던 금빛 음표들의 잔영들이 가슴팍에 엉기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아직도 이 배고픔 같은 소리에대한 갈증은 도대체 누가 언제 멈추게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용기 없음에 오늘도 시찌프스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 험한 그 산을 매달려 가야만 하는 운명을 거부하지 못한다.

안방에서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소리 줄이라는 마눌님의 잔소리도 오늘밤은 성악이 되어 곰살스럽게 들린다.

한동안 삼극관만을 찾아서 헤매다가 잊어버렸던 EL34PP인티 앰프(벨6060)를 동호인으로부터 찾아다가 조율하여 들어보았다. 젠센으로 처음 청음 하였을때 첫 느낌은 화장기가 있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오늘밤에 들어보니 참, 좋게 들리니 입맛도 세월따라 변하는가 보다.

특히 가요를 들을때 가슴에 아릿한 감성을 준다. 이 놈과 때 늦은 사랑을 새삼 다시 시작을 하게되니 기분이 묘하다.

오디오를 통한 음악연주를 하다보면 버릴것이 하나가 없다. 언제 필요로 할까 모르니, 창고에는 고물들이 하나씩 쌓여가기만 하고, 통장에 남아 있는 잔고는 줄어간다. 그러다가 병은 더욱 악화되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어간다.

지난 삶의 시간속에서 음악과 같이 하였던 그 행복함이 나를 살찌게 하는 자양분이 되었으며, 위로케 하였던 같다. 그리고 고마운 많은 사람들을 운명처럼 만나게 하여 주었으니, 그 누가 이 사랑의 종속으로 부터 벗어나게 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