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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오디오

by 윤영진 posted Jan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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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 오래 전부터 아는 선배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 양반은 국내외에서 꽤나 저명한 와인 전문가로서, 국내에서 손가락 다섯 개 펴서 꼽으면 꼭 들어갈 분입니다.
오늘도 스페인 와인을 한 병과 잔까지 들고 나와서, 빈대떡 안주로 잘 마셨습니다.
아직 국내에 수입이 안 된 와인인데, 오래 전에 스페인 와인 먹었던 기억으로 마셔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입관념과는 달리, 프랑스나 캘리포니아의 최신 트랜드의 맛이었습니다.
아주 세련되고 우아한 .....
시판가는 얼마나 될것인가를 물었더니 10만 원 약간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알던 스페인 와인 맛이 아니다."라고 했더니, 그게 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셸 로랑과 미국의 로버트 파커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미셸 로랑은 "와인 컬설턴트"로서 전세계 와인 브루어리를 다니며 포도 재배와 와인 공법을 자문하는 사람이고, 로버트 파커는 '와인 비평가'입니다.
그런데 이 두사람 모두 취향이 고상해서, 이 두사람의 취향대로 전 세계의 고급 와인이 전부 맛이 점점 비슷해진다는 것입니다.

약간 기분이 나쁘더군요. 수만 개의 브루어리에서 다 다른 맛이 나와야 정상이고, 그런 각기 다른 개성을 즐겨야 좋을텐데, 마치 유명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한 미인들처럼 전부 비슷비슷한 맛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와인 세계도 '전통파'와 '뉴에이지'로 나뉘고, 다시 요즘에는 이 둘을 조화시키려는 '중도파'로 3분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얘기 나누다 보니, 오디오 세계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솔 마란츠나 마크 레빈슨 같은 명장이 나와서 하나의 음 트랜드를 제시한 것이 수십년 동안 이어지는 것을 보면......

어쨌든 너무 세련된 맛으로 통일되어 가는 와인이나 너무 똑같은 얼굴로 통일되어가는 여자 탤런트들 얼굴은 점점 짜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