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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3100만원 빈티지?

by 정천식 posted Apr 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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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게 되는 취미입니다.
수많은 오디오 매니아들이 익히 경험하신 일이지요.
오디오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는 상태(본인의 표현이 맞다면)에서 빈티지를 선택하신 것은 제가 느끼기엔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왜냐하면 분별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의 선택이 잘못될 확률이 높을 것은 너무나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이엔드 오디오를 오랜 동안 경험하신 베테랑의 경우에도 빈티지 오디오를 선택할 때에는 많은 주저를 하게 됩니다.
빈티지 오디오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가장 현실적으로 당면하게 되는 문제는 기기를 개비할 때 제 값을 받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여기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세팅하고 나서 졸업하신다면 모를까...

노이즈 문제는 참으로 민감한 사안입니다.
노이즈의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하나씩 잡아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빈티지 오디오는 부품의 열화가 필연적으로 수반됩니다.
그렇다고 부품을 교체하는 것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동일한 스펙의 부품을 구하는 것도 문제고, 부품을 교체했을 경우 오리지낼리티를 손상시키게 되므로 나중에 기기를 교환할 때 가격협상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부품을 교체해서 소리만 잘 내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소리에 대한 판단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부품을 교체한 오디오에 대해 다른 사람이 반드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는 않습니다.

빈티지 오디오를 들이기로 작정하고서 노이즈를 예상하지 않았다는 건 너무 황당합니다.
물론 빈티지 오디오의 노이즈가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만 부품의 열화로 인한 노이즈는 필연적입니다.
이 노이즈를 내가 잡느냐 아니면 업자가 잡아주느냐 따라 미묘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업자의 입장에서는 오리지낼리티를 손상시켜가면서 돈을 들여 부품을 교환하는 것에 대해 당연히 주저를 하게 됩니다.
나중에 제 값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거든요.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노이즈 없는 기기를 원하게 되는데 이것은 사실 비현실적인 기대감인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구매자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구매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구매 후 부품을 교환할 것인가, 구매 단계에서 업자에게 의뢰를 할 것인가를 말이죠.
구매 후 부품교환으로 인한 문제는 자신의 책임이지만, 업자는 사전에 이런 결정을 내리기 곤란한 입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격문제에 대해 말씀드려 볼께요.
우선 빈티지 오디오의 가격은 같은 모델의 경우에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이는 기기 마다의 상태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자면 무늬만 마란츠7인 경우가 많은데 이를 것들을 기준으로 가격대를 생각하면 안됩니다.
이를 두고 이 모델의 공식가격 내지 표준가격이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으시길...
중고 오디오 장터에 거래되는 가격은 단지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간단히 진공관만 새로 교체하더라도 엄청난 가격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빈티지 오디오를 수리하는 것은 헌 집을 수리하면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표시는 잘 안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 수 있습니다.
빈티지 오디오의 가격대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폭은 상당히 넓게 설정해야 합니다.
물론 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겠지만...

그리고 오디오 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을 할 때 업자와의 예의도 중요합니다.
업자마다의 사정이 다르겠지만 가격이 3천만원이 넘어가게 되면 업자로서도 무척 부담이 되는 가격입니다.
재고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제 경험을 말씀 드리자면 예전에 MC275(신품)를 5일만에 다시 내놓고 50만원(인수가격의 15% 정도)을 손해봤습니다.
3천만원대의 물건을 100만원 정도 손해를 보셨다면 협상을 잘 하신 것이거나 아니면 업자가 많은 배려를 하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이렇게 업자를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조리돌림에 가까운)에 오르게 하셨으면 최소한 상대를 배려하는 조치를 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빈티지 오디오를 인수함에 있어 노이즈 문제나 가격의 문제를 모두 업자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선은 자신의 무지함으로 빚어진 책임도 있는 것이거든요.
실물을 보거나 소리를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선 누구나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들 너무 조심스럽게 말씀하셔서 다른 측면에서 말씀드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