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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작업계획(대나무 암대)

by 윤영진 posted Dec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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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동안 민물낚시를 즐겼습니다.
물론 가끔 바다낚시도 가지만 처음 아버지 손에 이끌려 국민학교
2학년 때 갔었던 저수지 붕어 낚시의 "첫추억"이 워낙 강렬해서인지
민물낚시만큼 매력을 못 느낍니다.

그러나 나이 먹으면서 회사일 핑계, 늘 과음하다 보니 주말이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자주 못 다니는 형편입니다.

저도 속물이라 오디오건 낚시건 "겉멋"에 상당히 집착하는 편입니다.
물론 남에게야 "겉멋"을 숨기고, "손맛이나 고상한 품질" 등의 핑계를 대지만....

그래서 최신형 소재의 낚싯대도 쓰지만
순천의 장인에게 특별 부탁해서 대나무 낚시대를 몇 조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의 그 분의 아버님과 알게 되었는데
어느 덧 작고하시고, 아드님(이 분도 연세가 벌써 지긋...)이 가업을 잇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변덕과 병증이지만) 최근 LP재생에 집착하면서
LP재생과 관련한 여러가지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주책을 떨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톤암에 대한 것이 아직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집에 SME나 LUSTRE 등의 중저가 암이 4개쯤 있지만
몹쓸 정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 허영심을 만족시킬 정도도
못됩니다.

(음질보다도 허영심이 더 중요한 팩터입니다.^^)

물론 돈만 풍족하면 뭐가 고민이겠습니까?
제가 좋아하는 그레이엄 톤암을 주문해서 턱 붙여 쓰면 될 것을.....

그래서 1-2주일을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 직접 제작을 하는 쪽입니다.

일본의 곤도씨인가(기억이 가물가물) 장인이 만든 대나무 톤암이
세계 역대 5대 명품의 하나로 꼽히는 것을 기억에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나도 대나무 톤암을 만들자고 하고
순천의 대나무 낚시대 장인께 특별 주문을 하려다 보니
집에서 놀고 있는 낚시대가 생각났습니다.

대나무 낚시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공과정은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특히 마무리로 천연 옷칠을 올리는데,
내구성은 물론 이 천연 옷칠이 톤압 파이프의 공진을 제어하는데
탁월합니다.
(특히 끝의 꼽히는 부분은 실크로 촘촘히 감아서 그 위에 옷칠을 올리는데
대단한 정성이 요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대나무 낚시대를 한 세트 희생시키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기왕 하는 김에 헤드셸도 직접 흑단을 깎아서 고정형으로 부착하려고 합니다.
마침 집에 앰프 베이스에 쓰려고 3-4년을 그늘에 잘 말려 놓은 흑단이
충분히 있어서.....

30년 전에 대학에서 목공예를 수강한 적이 있지만
그동안 잊고 살았더니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동네에 자상한 "원목공예실"이 있어서 목공기계르 빌려 쓰는 도움을 받으면 될 듯 합니다.

9인치짜리 하나와 12인치짜리 하나 이렇게 두 세트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집에 묵혀 놓은 대나무 낚시대 있으면
재활용 한번 홰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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