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오디오 사부는 와이프입니다.
본래 가난하게 태어났고,
경제적 관념이 부족하다 보니 별로 축적한 재산도 없고,
집도 비좁게 살면서 오디오와 음악은 좋아하고....
비좁은 제 작업실 겸 오디오방 바로 옆이 아이들 방입니다.
큰 아들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큰 아들 대학 가고 군대 가서 좀 괜찮을까 했는데
둘째 아들이 또 고등학생 되고....
프리앰프 볼륨만 조금 올리면 와이프가 뛰어 올라와 제 방문에 옆차기를 하고
한 10분간 잔소리를 합니다.
그 잔소리의 음향 특성이 70년대 사이키데릭 사운드와
불협화음으로 구성된 현대음악을 동시에 믹싱한 듯합니다.
물론 와이프의 성량도 제가 가장 음악 크게 틀 때보다 30db는 높은 것 같습니다.
성대에 장착된 것이 알니코 자석은 아니고
과전압 먹인 필드코일 같습니다.
아이들도 제 엄마 안 듣는데서는,
"아빠 트는 음악 소리보다 엄마 잔소리가 더 열공에 방해를 심하게 한다."
는 게 중론입니다.
물론 제 엄마가 물어보면 절대로 아니라고 발뺌을 하지만.....
결국 음향 폭력에 굴복해서 볼륨을 줄이는데....
와이프가 “됐어!”라고 OK 사인을 내는 위치가
저녁 시간 전에는 어테뉴에이터를 두 클릭 올린 위치고
9시 넘어가면 한 클릭 올린 위치입니다.
당연히 고역과 저역은 안 들리고 중역만 겨우 알아먹을 정도로 납니다.
음악의 전모가 들리지 않지요.
더구나 나이 먹으면서 귀도 점점 둔해지니 엎친 데 덮친 격이지요.
그나마 귀라도 살려보자고 헤드폰은 절대 듣지 않겠다는 것이 제 결심이고...
폼생폼사라고 라우드니스 회로 의존은 절대로 않겠다는 고집도 양보 못하고....
窮則通이라고 했나요?
다른 뾰족한 수가 안 나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뻔합니다.
어테뉴에이터 한 클릭 올린 볼륨에서도
해상력이 유지되고, 저역과 고역이 들리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말은 되지만 어디 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쉬운 일입니까?
온갖 좋다는 처방을 동원해서 저음량 해상력 향상에 몸부림 쳤습니다.
- 순은선, 순은 단자 등 접촉부위와 배선 라인의 저항 최소화
- 커플링 콘덴서 제거 후 全段 트랜스포머 결합
- 전해 콘덴서 제거 오일이나 필름 콘덴서 대체
- 콘덴서의 DA값 최소화를 위한 소용량 다병렬 사용
- 스피커 네트워크 코일의 최저 DCR 추구
- 플레이트 쵸크, 그리드 쵸크 등의 투입
- 자기 바이어스와 고정 바이어스의 혼용
............
별별 짓을 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좀 좋아졌다가도
욕심내서 더 좋게 하려고 뭘 만졌다가 엉망이 되어서
엄청 후퇴한 일도 비일비재고......
그렇게 앞으로 좀 나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 하기를 대충 5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어테뉴에이터 원 클릭 위치에서
겨우 음악의 전모를 대충이나마 듣게 된 것이 2주가 채 못 됩니다.
프리앰프와 스피커가 6개월 전에 가장 먼저 자리 잡았고,
다음이 3주 쯤 전, 파워앰프였고,
그 직후 LCR이큐가 튜닝이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이 프리앰프였지만,
준비 철저로 실제로 제작 완성 후 튜닝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역시 기획과 준비 철저로 더 쉽게 튜닝이 된 것이 LCR이큐였습니다.
가장 만만하게 봤다가 끝까지 완성이 안 되어서 속 썩이다가 마침내
특정 부품 하나가 투입되면서 극적으로 완성된 것이 파워앰프였습니다.
3만원짜리 부품 2개로 3년 동안 안 되던 것이 단번에 해결되었습니다.
기쁘기 보다 화가 나더군요.
왜 늘 문제가 어려울수록 답은 상대적으로 쉬워서 사람 열폭하게 만드는지.....ㅠㅠ
이제 저녁부터 심야까지 어테뉴에이터 한 클릭과 두 클릭 사이에서
음악 듣는데 크게 불만이 없습니다.
와이프, 당연히 잔소리 없습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두 시까지 미소 음량으로 잘 녹음된 소스
듣다보면 가슴에서 울컥 하고 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납땜도 제대로 못하고 냉땜이나 하던 제가
상당히 솜씨가 늘어서 좀 어려운 자작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기기별로 부족한 점이 있으면 금방 개선방법도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동안 기술 자문해 주신 분들 많았고,
각종 노하우와 이론을 가르쳐 주신 분들 많았지만....
이 분들 전부 합쳐도 제 와이프만한 스승은 없었습니다.
단 10분만 들어도 정신병 치료를 요할 정도로 엄청나 포스가 담긴
와이프의 잔소리와 폭력이 오늘 제 발전의 모든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영원히 굴복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 시험 끝나고 와이프 여행가면 저도 볼륨 좀 높여보자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물론 미리 옆집에 과일이라도 한 바가지 사다 드리고 로비를 해야 하지요.
여행 다녀오신 와이프에게 고자질이라도 하면
또 그 무시무시한 음향 고문을 당하게 되니....ㅠㅠ
그러나 이런 행복한 시간도 언제 사라질 신기루일지 모릅니다.
와이프 몰래 빚내서 쓴 대출 총액이 밝혀지는 순간
2천 개 쯤 모아놓은 진공관은 한 줌의 유리가루로 변할 것이고
LP 얼마쯤 있는 건 전부 재생용 비닐원료로 변할 것이고,
모든 금속으로 만들어진 앰프류는 고철로 분리 처리될 것입니다.
밖에 비가 오니 더 슬픕니다.....ㅠㅠ
본래 가난하게 태어났고,
경제적 관념이 부족하다 보니 별로 축적한 재산도 없고,
집도 비좁게 살면서 오디오와 음악은 좋아하고....
비좁은 제 작업실 겸 오디오방 바로 옆이 아이들 방입니다.
큰 아들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큰 아들 대학 가고 군대 가서 좀 괜찮을까 했는데
둘째 아들이 또 고등학생 되고....
프리앰프 볼륨만 조금 올리면 와이프가 뛰어 올라와 제 방문에 옆차기를 하고
한 10분간 잔소리를 합니다.
그 잔소리의 음향 특성이 70년대 사이키데릭 사운드와
불협화음으로 구성된 현대음악을 동시에 믹싱한 듯합니다.
물론 와이프의 성량도 제가 가장 음악 크게 틀 때보다 30db는 높은 것 같습니다.
성대에 장착된 것이 알니코 자석은 아니고
과전압 먹인 필드코일 같습니다.
아이들도 제 엄마 안 듣는데서는,
"아빠 트는 음악 소리보다 엄마 잔소리가 더 열공에 방해를 심하게 한다."
는 게 중론입니다.
물론 제 엄마가 물어보면 절대로 아니라고 발뺌을 하지만.....
결국 음향 폭력에 굴복해서 볼륨을 줄이는데....
와이프가 “됐어!”라고 OK 사인을 내는 위치가
저녁 시간 전에는 어테뉴에이터를 두 클릭 올린 위치고
9시 넘어가면 한 클릭 올린 위치입니다.
당연히 고역과 저역은 안 들리고 중역만 겨우 알아먹을 정도로 납니다.
음악의 전모가 들리지 않지요.
더구나 나이 먹으면서 귀도 점점 둔해지니 엎친 데 덮친 격이지요.
그나마 귀라도 살려보자고 헤드폰은 절대 듣지 않겠다는 것이 제 결심이고...
폼생폼사라고 라우드니스 회로 의존은 절대로 않겠다는 고집도 양보 못하고....
窮則通이라고 했나요?
다른 뾰족한 수가 안 나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뻔합니다.
어테뉴에이터 한 클릭 올린 볼륨에서도
해상력이 유지되고, 저역과 고역이 들리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말은 되지만 어디 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쉬운 일입니까?
온갖 좋다는 처방을 동원해서 저음량 해상력 향상에 몸부림 쳤습니다.
- 순은선, 순은 단자 등 접촉부위와 배선 라인의 저항 최소화
- 커플링 콘덴서 제거 후 全段 트랜스포머 결합
- 전해 콘덴서 제거 오일이나 필름 콘덴서 대체
- 콘덴서의 DA값 최소화를 위한 소용량 다병렬 사용
- 스피커 네트워크 코일의 최저 DCR 추구
- 플레이트 쵸크, 그리드 쵸크 등의 투입
- 자기 바이어스와 고정 바이어스의 혼용
............
별별 짓을 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좀 좋아졌다가도
욕심내서 더 좋게 하려고 뭘 만졌다가 엉망이 되어서
엄청 후퇴한 일도 비일비재고......
그렇게 앞으로 좀 나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 하기를 대충 5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어테뉴에이터 원 클릭 위치에서
겨우 음악의 전모를 대충이나마 듣게 된 것이 2주가 채 못 됩니다.
프리앰프와 스피커가 6개월 전에 가장 먼저 자리 잡았고,
다음이 3주 쯤 전, 파워앰프였고,
그 직후 LCR이큐가 튜닝이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이 프리앰프였지만,
준비 철저로 실제로 제작 완성 후 튜닝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역시 기획과 준비 철저로 더 쉽게 튜닝이 된 것이 LCR이큐였습니다.
가장 만만하게 봤다가 끝까지 완성이 안 되어서 속 썩이다가 마침내
특정 부품 하나가 투입되면서 극적으로 완성된 것이 파워앰프였습니다.
3만원짜리 부품 2개로 3년 동안 안 되던 것이 단번에 해결되었습니다.
기쁘기 보다 화가 나더군요.
왜 늘 문제가 어려울수록 답은 상대적으로 쉬워서 사람 열폭하게 만드는지.....ㅠㅠ
이제 저녁부터 심야까지 어테뉴에이터 한 클릭과 두 클릭 사이에서
음악 듣는데 크게 불만이 없습니다.
와이프, 당연히 잔소리 없습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두 시까지 미소 음량으로 잘 녹음된 소스
듣다보면 가슴에서 울컥 하고 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납땜도 제대로 못하고 냉땜이나 하던 제가
상당히 솜씨가 늘어서 좀 어려운 자작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기기별로 부족한 점이 있으면 금방 개선방법도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동안 기술 자문해 주신 분들 많았고,
각종 노하우와 이론을 가르쳐 주신 분들 많았지만....
이 분들 전부 합쳐도 제 와이프만한 스승은 없었습니다.
단 10분만 들어도 정신병 치료를 요할 정도로 엄청나 포스가 담긴
와이프의 잔소리와 폭력이 오늘 제 발전의 모든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영원히 굴복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 시험 끝나고 와이프 여행가면 저도 볼륨 좀 높여보자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물론 미리 옆집에 과일이라도 한 바가지 사다 드리고 로비를 해야 하지요.
여행 다녀오신 와이프에게 고자질이라도 하면
또 그 무시무시한 음향 고문을 당하게 되니....ㅠㅠ
그러나 이런 행복한 시간도 언제 사라질 신기루일지 모릅니다.
와이프 몰래 빚내서 쓴 대출 총액이 밝혀지는 순간
2천 개 쯤 모아놓은 진공관은 한 줌의 유리가루로 변할 것이고
LP 얼마쯤 있는 건 전부 재생용 비닐원료로 변할 것이고,
모든 금속으로 만들어진 앰프류는 고철로 분리 처리될 것입니다.
밖에 비가 오니 더 슬픕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