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특성상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탐닉자(an addict)"나 "수집가(a collector)"가
될 소지가 많습니다.
한발짝 더 나아가 "탐닉자겸 수집가"가 된다면 진정 못말리는 상황이 되지요.
제 경우도 딱 그렇습니다.
커피를 좋아해서 "탐닉"으로 가다보면,
점점 도를 높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커피 원두를 좋은 걸 구하다 보면, 마침내 직접 산지의 소규모 농가를 찾아내서
소량 직송을 받아서 먹는 데까지 갑니다.
커피잔도 명품을 구하려고 들고,
처음에는 그냥 전기 꼽아서 내려 먹는 기계에 만족하다가
점점 빈티지 수동 기기로 옮겨갑니다.
커피 가는 기계도 1900년 전후 독일에서 만든
빈티지 수동 그라인더를 구해서 쓰려고 애쓰고......
와인도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통상적으로 파퓰러하면서 저렴한 것을 사서 마시며
특별히 저명한 샤또나 빈티지를 탐하는 사람을 속물로 보다가
어느새 스스로 그렇게 속물이 되어서,
와인 책을 구해다 탐독하면서 프랑스의 평생 가보지도 못할
시골 촌구석의 아주 작은 포도밭까지 후벼파서
특정 와인, 특정 빈티지를 구해본다고 몸부림 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한 달에 3-4병 정도 마시는 수준인데도
욕심 부려서 30병 쯤 저장하는 큰 와인 냉장고를 들려다 놓고
좁은 집구석에서 마누라의 잔소리를 자처합니다.
수십만원 이상 되는 고급 와인은 못 먹고 몇 아끼느라 몇 년씩 아껴두다가
어느 날 만취되어 갑자기 용감해진 상태에서 확 따서
술맛도 모른채 벌컥벌컥 마셔 버리고 다음날 후회합니다.......ㅠㅠ
차도 늘 티백 녹차나 먹다가 어느 날 명품 차 한잔에 뿅 간 다음에는
갑자기 차 애호가가 되어서,
유명한 차를 구한다고 난리를 치고,
지리산 골짜기까지 야생차 구한다고 설치고 다닙니다.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일본 메이지 시대와 조선시대의 명품 다완을 구한다고
눈이 벌개서 지갑을 털고 있는 모지리가 되곤 합니다.
이게 오디오보다 지갑이 더 넓게 찢어지더군요.
비싸게 구해서 쌓아 놓은 명품 차도 잘 마시지 않고 두어서
어느 날 열어보면 맛이 눅눅해 져서 버린 것이 적지 않습니다.
저보다 제 처가 훨씬 현명합니다.
제가 사들인 지 일정 시간(맛이 유지되는 시간)이 되면
아무리 비싼 차도 바리바리 싸서 그냥 절에 가져가 스님들에게
보시하고 옵니다.
어쩌다 스님들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 받으면서 속이 많이 쓰립니다.
와인도..... 일부러 제가 소주 마시고 있는데
와이프가 뿅 따서 확 마셔 버립니다.
와인 값도 오디오 값처럼 제가 와이프를 속인 게 대부분입니다.
구매가 30만원이면 보통 5만원이라고 합니다.
와이프가 그런 걸 확 따서 마시며,
제 처절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합니다.
"5만원짜리 치고는 향이 괜찮네!......ㅎㅎㅎ"
모르고 그러면 속이 덜 쓰린데,
약은 와이프가 절 약올리려고 그러는 것이 너무 뻔해서
더 속이 아픕니다.
그래서
다완 비싸게 구해 놓은 것은 제 캐비넷에 깊이 넣어 놓고 와이프 눈에
안 띄게 합니다.
그것 역시 3-4만원짜리라고 거짓말해 놨기 때문에
와이프가 막 쓰다가 깨뜨리고
"3만원 물어줄께!"
라고 할 소지가 충분합니다.
그런 사태까지 가면 정말 미칠지도 모릅니다.
이런 노력과 관심과 열정을
구도나, 세상을 위한 봉사나, 학문 연마 등에 기울였다면
스스로 대견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을텐데.....
그저 내 입과 귀와 호기심과 탐욕에 봉사하느라 소진했으니.....
그러면서 치사하게 변명으로 점철한 것이,
"이게 다 예술과 문화를 존중하고 애호하는
고상한 생활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ㅠㅠ
솔직히 말해서 그냥 제 이기적인 탐닉과 욕망이었습니다.
물론 갑자기 개과천선할 가능성도 없고,
죽기 전까지 이렇게 살 것입니다.
될 소지가 많습니다.
한발짝 더 나아가 "탐닉자겸 수집가"가 된다면 진정 못말리는 상황이 되지요.
제 경우도 딱 그렇습니다.
커피를 좋아해서 "탐닉"으로 가다보면,
점점 도를 높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커피 원두를 좋은 걸 구하다 보면, 마침내 직접 산지의 소규모 농가를 찾아내서
소량 직송을 받아서 먹는 데까지 갑니다.
커피잔도 명품을 구하려고 들고,
처음에는 그냥 전기 꼽아서 내려 먹는 기계에 만족하다가
점점 빈티지 수동 기기로 옮겨갑니다.
커피 가는 기계도 1900년 전후 독일에서 만든
빈티지 수동 그라인더를 구해서 쓰려고 애쓰고......
와인도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통상적으로 파퓰러하면서 저렴한 것을 사서 마시며
특별히 저명한 샤또나 빈티지를 탐하는 사람을 속물로 보다가
어느새 스스로 그렇게 속물이 되어서,
와인 책을 구해다 탐독하면서 프랑스의 평생 가보지도 못할
시골 촌구석의 아주 작은 포도밭까지 후벼파서
특정 와인, 특정 빈티지를 구해본다고 몸부림 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한 달에 3-4병 정도 마시는 수준인데도
욕심 부려서 30병 쯤 저장하는 큰 와인 냉장고를 들려다 놓고
좁은 집구석에서 마누라의 잔소리를 자처합니다.
수십만원 이상 되는 고급 와인은 못 먹고 몇 아끼느라 몇 년씩 아껴두다가
어느 날 만취되어 갑자기 용감해진 상태에서 확 따서
술맛도 모른채 벌컥벌컥 마셔 버리고 다음날 후회합니다.......ㅠㅠ
차도 늘 티백 녹차나 먹다가 어느 날 명품 차 한잔에 뿅 간 다음에는
갑자기 차 애호가가 되어서,
유명한 차를 구한다고 난리를 치고,
지리산 골짜기까지 야생차 구한다고 설치고 다닙니다.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일본 메이지 시대와 조선시대의 명품 다완을 구한다고
눈이 벌개서 지갑을 털고 있는 모지리가 되곤 합니다.
이게 오디오보다 지갑이 더 넓게 찢어지더군요.
비싸게 구해서 쌓아 놓은 명품 차도 잘 마시지 않고 두어서
어느 날 열어보면 맛이 눅눅해 져서 버린 것이 적지 않습니다.
저보다 제 처가 훨씬 현명합니다.
제가 사들인 지 일정 시간(맛이 유지되는 시간)이 되면
아무리 비싼 차도 바리바리 싸서 그냥 절에 가져가 스님들에게
보시하고 옵니다.
어쩌다 스님들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 받으면서 속이 많이 쓰립니다.
와인도..... 일부러 제가 소주 마시고 있는데
와이프가 뿅 따서 확 마셔 버립니다.
와인 값도 오디오 값처럼 제가 와이프를 속인 게 대부분입니다.
구매가 30만원이면 보통 5만원이라고 합니다.
와이프가 그런 걸 확 따서 마시며,
제 처절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합니다.
"5만원짜리 치고는 향이 괜찮네!......ㅎㅎㅎ"
모르고 그러면 속이 덜 쓰린데,
약은 와이프가 절 약올리려고 그러는 것이 너무 뻔해서
더 속이 아픕니다.
그래서
다완 비싸게 구해 놓은 것은 제 캐비넷에 깊이 넣어 놓고 와이프 눈에
안 띄게 합니다.
그것 역시 3-4만원짜리라고 거짓말해 놨기 때문에
와이프가 막 쓰다가 깨뜨리고
"3만원 물어줄께!"
라고 할 소지가 충분합니다.
그런 사태까지 가면 정말 미칠지도 모릅니다.
이런 노력과 관심과 열정을
구도나, 세상을 위한 봉사나, 학문 연마 등에 기울였다면
스스로 대견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을텐데.....
그저 내 입과 귀와 호기심과 탐욕에 봉사하느라 소진했으니.....
그러면서 치사하게 변명으로 점철한 것이,
"이게 다 예술과 문화를 존중하고 애호하는
고상한 생활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ㅠㅠ
솔직히 말해서 그냥 제 이기적인 탐닉과 욕망이었습니다.
물론 갑자기 개과천선할 가능성도 없고,
죽기 전까지 이렇게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