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에 들어와 앰프에 불 지피고 음악을 트니...

오-옹?

완전히 어제와 다른 소리가 나는 겁니다.
그동안 트위터 혼구멍에 걸레뭉치 박혀있던 것이 쏙 빠진 소리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히죽 웃었습니다.
드디어 누가 이기나 고집 싸움에서 제가 이긴 걸 알았습니다.

바로 러시아제 페이퍼오일 콘덴서와의 고집 싸움이었습니다.

러시아제 두터운 주석파이프에 밀봉된 오일 콘덴서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평가가 극단적입니다.

젠센 동박콘덴서보다 훨씬 좋다는 사람도 있고,
몹쓸 소리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질기도록 잘 안터지는 "에이징" 때문입니다.

제가 네트워크의 트위터에 러시아 군용 콘덴서를 직결해 놓은 것이
어언 7개월 정도 됩니다.

그동안 이게 소리가 안터져서 빼고 다른 걸 끼려고 마음 먹었던 것이
좀 과장해서 200번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려주마!
(사실 그건 말 뿐이고 한달도 지겨웠습니다.)

결국 7개월 걸렸습니다.....ㅠㅠ;

트위터 혼구멍에서 걸레뭉치 빠졌다는 표현 그대로
확 트였습니다.

백님 상투표현대로 "니나노-" 소리가 절로 납니다.

혹시 러시아 군용 콘덴서 사용할 때,
참지 못하고 일찍 바꾸지 말고 끝까지 기다려 보십시오.
"고진감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