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 제목이 제가 진공관앰프 사용한 20년 간
개인적으로 나름 '목표'를 정해 노력한 과제였습니다.
물론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실한 저역은 TR앰프나, 진공관식이라도 PP앰프 잘 만들어진
것이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낼 수 있으니....
사실 소출력 직렬관 싱글앰프는
섬세하고 맑은 중고역으로 스케일 작은
음악 중심으로 울리면 된다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입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어려운 과제가 있으면
자꾸 몰두해서 풀어보려고 하는 기벽이 조금씩 있나 봅니다.
"어려운 일이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라고 자꾸 스스로 최면을 걸고
몰두하게 만듭니다.
직렬관 싱글파워앰프란 것이
요즘에야 메이커 제품도 다양하게
판매가 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메이커 제품은 매우 드물고,
거의 자작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자작에 손을 댔고...
역시 해보니 어렵더군요.
몇번 시행착오를 하면서 파워앰프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목표라는 걸 알고
프리앰프와 동시에 병행해서 다루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몇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방법론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1) 가장 상식적인 기본인 "질 좋은 시그널 트랜스포머 확보".
2) 전원부 구성의 중요성 절감(쵸크 인풋형 정류회로가 답)
3) 가능한 한 증폭단수를 줄이고 트랜스포머로 결합
이 모두가 누군가 새로 발견한 비법이 아닙니다.
그냥 다 상식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 상식적인 일이 직접 하다보면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지난 10년 쯤 이 과제를 나름 추구하면서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했었습니다.
결국 지성이면 감천인지 최근에서야
원하는 수준의 저역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 "프리앰프"의 역할이 70%가 넘습니다.
프리앰프도 여러 대 만들어봤지만,
결정적으로 인풋, 아웃풋 트랜스포머가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트랜스포머라 해도
고역은 되는데 저역에서 충실도가 떨어집니다.
제가 가진 좋은 저역에 대한 기준을 글로 표현하자면....
1) 스피커에서 최종적으로 20Hz(-3db) 수준에 가깝게 재생해야 한다.
2) 부밍이나 퍼짐, 저역 한계 직전의 피크가 없어야 한다.
3) 위상이 틀어져서 중역대와 간섭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광적으로 집착해서 추구하면 일단
1)과 2)는 근사한 수준까지 다가갈 수 있습니다.
(완벽은 없고 근사한 수준일 뿐입니다.)
그런데 3)이 의외로 어렵습니다.
프리, 파워앰프의 증폭 과정에서,
또 시그널 트랜스포머의 트랜스듀스 과정에서
중역을 기준으로 고역과 저역이 위상이
틀어지게 됩니다.
위상 문제에 더해서 느린 저역 스피드(라이징+폴다운 타임)도
악조건입니다.
그러면 저역이 중고역과 간섭해서
중고역을 지저분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보컬을 들을 때,
킥드럼이나 콘트라베이스가
연주될 때와 연주되지 않을 때
목소리가 변화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제가 소유하고 들었던 앰프들에서는
저역이 크게 재생되면 중역을 변질시킵니다.
결국 3)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PIKATRON 에서 만든 인-아웃 트랜스포머였습니다.
이 인간이 만들지 않은 듯한 기괴한 성능의
프랜스포머로 프리앰프가 만들어지면서
불가능해 보이던 목표가 가까워졌습니다.
30-15,000Hz 정도에서 평탄하고,
일반적 수준의 Q값을 가진 시그널 트랜스포머로는
원하는 음을 낼 수 없더군요.
1차 임피던스 5Kohm, 인덕턴스 13H, DCR 19옴....
주파수 대역이 2Hz부터 200KHz까지 평탄한......
이런 기적적인 성능을 가진 아웃풋 트랜스포머와
인풋 트랜스포머가 장착이 되더니
목표로 하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의 제작사에 트랜스포머 좀 다량 구매하자고
이메일을 다섯 번 쯤 보냈는데
계속 묵살당하고, 겨우 한 번 매우 건방진
거절 답신을 받았습니다.
아- 이 트랜스포머를 저렴하게 다량 구매해서
동호인들에게 공구하도록 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