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인 표현들
어느 쪽이 더 낫다.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 대역이 어떻다, 명품,
가격대비 어쩌고저쩌고...
수평적인 표현들
이것과 저건 다르다, 어느 쪽이 내겐 더 잘 맞는다, 음의 깊이와 배경이 어떻다,
악기들 위치가 그려진다, 존재가치가 어떻고저떻고...
같은 높이-수평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이 수직적인 개념을 적용하고
실행하는 것 보다 우울하고 멍청한 짓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정치적인 인간들은 소위 지도자를 우러르며 구원을 바라고,
종교적인 인간들은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우러르며 신을 찾고,
사회적인 인간들은 남보다 더에 전율하여 조금이라도 더 기어오르려 아둥바둥하고...
수평의 개념이 아예 멸종된 것이 아닐까 싶은 세상이긴 합니다.
그러나 소리를 다루고 음악을 사랑한다고 할 정도면,
인간 본연의 수평의 개념 정도는 지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직적인 개념에 빠진 사람이 올바른 소리를 들을 줄 알고, 만들 줄 알까,
그런 물음이 떨어진다면,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그것은 뻔하다,
정도의 대답 쯤은 진작 상식이 되었어야 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