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형기님이 기기 간의 가격이나 성능의
균질화의 필요성을 주제로 쓴 글이 마음에 남아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빈티지오디오 애호가들을 보면
소수의 "경제적으로 윤택한 분들"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가의 오디오 기기 구매하는 데
늘 부담을 느낍니다.
그러다 보니,
그나마 신제품들에 비해서 오래된 기기들의
중고 판매가격이 유지되거나
약간씩 오른다는 점이
오디오파일로 연명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난한 빈티지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넘지 못할 벽이 있으니...
바로 CDP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기입니다.
진형기님의
"빈티지 애호가들은 다른 시스템 구성에 비해서
유독 CDP 등의 디지털 소스는 너무 낮은
그레이드로 운용한다."
는 말씀이 적확한 현실 분석입니다.
좋은 소스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이 모두 잘 압니다.
그런데 이들 디지털 기기는
하루가 다르게 진보된 기술의,
높아진 가격이 신제품이 연이어 나오고
또 오래된 디지털 기기의 가격은
다른 어떤 기기에 비해서도 급격히 추락해 버립니다.
빈티지 기기의 중고가격 유지로
근근히 버티는 저같은 가난한 오디오파일에게는
참 난감한 문제입니다.
저도 CDP를 한 3-4천만원짜리 사들이고 싶은 생각에
몇 날 며칠 잠을 설치곤 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그럴 능력도 없고
나중에 터무니 없이 낮아질 중고가격으로
바꿈질할 생각 하면 더욱 움츠러 듭니다.
이제 프리앰프나 스피커 같은 것은
다른 분이 저보다 더 좋고 비싼 걸 쓰고 있는 걸 봐도
그다지 샘나거나 갖고 싶은 욕심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좋은 CDP 같은 걸 보면
아직까지 소유욕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롭습니다.
저도 내년 쯤
주머니 사정이 좀 좋아지면
CDP 하나 좋은 걸 들여놓으려고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