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나 앰프를 이야기 할때 본문글이나 덧글에서 배음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곤
하는데 상당수가 배음의 정확한 정의를 깊이 모르면서 그저 막연하게 알고있는 지식으로
배음을 말하다 보니 글 내용의 이해에 혼란스러운 면이 많아서 우선 악기에서 발생하는
배음의 설명이 아주 잘된 글이 있어서 퍼서 옮겼습니다.
1.배음의 원리
배음이란 어떤 한 음이 울렸을때 같이 울리는 파생음이라 할수 있다. 쉽게 예를 들면 집안에서 망치질하면 망치가 때리는 소리뿐아니라 상관이 없는 문이나 방 벽 까지 울려서 소리가 날때를 생각하면 된다. 모든 음은 자연적으로 배음을 가지고 있고 이를 '자연배음'이라 하는데, 사람의 귀에 잘 들리는것들은 저음의 배음들이다. 생활의 주변에서 굵직한 기계의 진동소리, 헬기소리, 자동차소리, 기타 저음이 많은소리를 귀기울여 들어보면, 한가지 소리가 아닌 여러가지 파생음들이 같이 울리고 있음을 알수 있다.
실제로 피아노에서 저음을 하나를 쳐보고 자세히 들으면 다른 음들이 같이 들려올것이다. 이러한 배음들 사이에는 일정한 음정적 간격이 있는데, 이 음정들이 우리가 듣고 있는 서양음악의 화음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있다. 위의 악보는 맨 아래음인 C음이 울렸을때 자연적으로 같이 울리는 배음들을 크게울리는 순서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7,8,9번째 까지 이지만, 6번까지만 해도 벌써 C 기본 3화음과 C7 이라는 코드를 들을수 있다. 더 나아가 8번째 음에선 C9,10번째 음까지는 C+11이라는 재즈에서 많이 쓰이는 코드도 생각할수 있다. 이와 같이 한음이 울렸을때의 자연배음들은 스스로 화음들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러한 화음들은 자연배음에 의해 자연스럽게 사람의 귀에 익숙해져 있는것들 이기 때문에, 이것들만 가지고도 우리가 항상 공부하고 있는 화음이란 것에 대해 실마리를 잡을수 있다. 그리고 배음들의 음정간격은 어떤 음이 울려도 마찬 가지이므로 ( 즉 만일 A가 울렸다면 C에서와 마찬가지로 같은 간격으로 배음이 형성되어 6번째음까지는 A7이 8번째 음까지는 A9...등이 만들어 진다.) 결국 '한음이 울리면 여러가지 화음이 울리고 있다'는 논리가 형성 되는데, 이미 이야기 한 바 대로 고음에서 울리는 배음들은 우리의 귀로 들을수 있는 한계를 벋어 나기 때문에 '한음 = 화음'이라는 공식은 실질적이지 못하다. 그대신 '저음들은 자연배음상 화음적 성격을 풍부히 가지고 있다'라고 정리하면 편할것 같다.
2. 난이도 있는 구체적인 설명
아래 내용은 클래식에서 바란 본 오방 어려운 내용의 배음에 관한 뿌리과 그 발전에 관한 설명으로 책에서 배겼습니다..
설마 이런걸 다 외우고 사는 사람은 없겠죠?!
음정 체계와 음악의 발전
한옥타브간의 두 음정의 주파수비가 정확히 2라는 것을 발견한 것은
피타고라스로 우주가 수로 구성된다는 철학을 똑같이 음악에 적용하였
습니다. 아래서는 이 수로 구성된 음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음악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살펴보겠습니다.
피아노의 페달을 밟고 아랫쪽의 도건반을 누르면 물리적인 공명
현상에 의해서 높은 음들이 따라 울리게 됩니다. 이 음들을 배음
이라고 부르며 이 배음들의 주파수비를 나열하면 정확히 자연수가
나열됩니다.
주파수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배음 :도/ 도 솔/ 도 미 솔 시♭/ 도 레 미 파# 솔 라 시♭ 시 도/ ...
왼쪽에 나타나는 음일 수록 원래 음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 음이며 잘
어울리는 음입니다. 수학적으로 자연수배열에서 빨리 나타나는 서로소
관계인 두 수일 수록 해당 주파수비에 해당하는 두 음을 음악에서는
잘 어울리는 화음(협화음)으로 해석합니다. 그 반대로 자연수배열에서
늦게 나타나는 서로소 관계인 두 수의 주파수비를 갖는 두 음을 어울
리지 않는 화음(불협화음)으로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1:2 (도:도)는 한옥타브 간격으로 두 음은 완벽한
울림을 보여서 마치 한 음인것처럼 들립니다. 2:3 (도:솔)음은 5도 음정
으로 마찬가지로 완벽히 어울리는 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서로소 비는 3:4(솔:도) 4도음정으로 도:솔관계를 뒤집은 것에
지나지 않아 마찬가지로 어울리는 음정입니다. 여기까지의 세가지 비율
1:2, 2:3, 3:4를 각각 8도음정, 5도음정, 4도음정이라는 음악적 용어로
"완전(perfect)음정"이라고 부릅니다.
그 다음 나타나는 비율은 4:5(도:미) 장3도음정입니다. 그 뒤를
5:6(미:솔), 6:7(솔:시♭) 단3도음정이 따릅니다. 이 음정들은 완전음정
보다는 불완전한 울림으로 들리기 때문에 중세의 교회음악에서는 이
3도음정도차도 귀에 거슬린다하여 음악에서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가하던 시절이 있었고 이 음정들은 18세기까지도 완전히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도:파(4도음정)은 비록 수적으로는 완전음정에 속하나 18세기까지
화성학과 대위법들은 불완전음정으로 취급하였고 19세기까지도 많은
작곡가들은 무의식중에 불완전 음정처럼 사용하였습니다. 이를 완전히
정립해서 수적으로 완벽한 완전화음처럼 사용하도록 한 작곡가가
다름아닌 쇤베르크입니다. 쇤베르크는 전통음악이론을 더 완전하게 정립
한 공로로만도 20세기 새로운 음악조류인 무조음악창의 공로만큼 인정받을
만합니다. 지금도 대중음악에서는 V->IV 화성진행을 부자연스런 진행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쇤베르크는 근거없는 제약이라고 파기하였
습니다.
도:미:솔 화음은 정수비로 가장 간단한 4:5:6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음을 추가한다면 시♭(7), 즉 도:미:솔:시♭(4:5:6:7)음이 되고 클래식
음악에서는 매우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는 의미로 Dominant7화음이라 부르
고 이를 완전한 독자적인 화성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낭만파
이후 두드러져 드뷔시와 라벨과 같은 인상주의 작곡가들은 5,6개로 쌓여
진 화음(도:미:솔:시♭:레:파#:..) 자유자제로 구사하게 되었습니다.
이 들의 화성기법을 재즈음악에서 받아들였습니다. 전통 클래식음악
에서는 3화음이 화성의 기본인 반면, 재즈음악에서는 하나를 더 얹은
4개의 음이 화음의 기본입니다.
이 배음이 만들어 내는 배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성체계가 만들어
집니다. 중세의 서구음악은 5음음계를 가지고 있고 "파"와 "시"음이 빠진
"도레미솔라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후 조옯김에 따라 악기구성
에서 "파", "시"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어 이 음이 계이름에 들어
가게 되었고 나머지 반음들이 모두 계이름에 포함되어 오늘날의 12음이
만들어 졌습니다. 그런데 배음의 자연스런 배열에 따르면 지금의
계이름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데 "시" 음보다 "시♭"음이 먼저 나타
나고 "파"음보다 "파#"음이 먼저 나타난 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반영
하여 자연 배음에 의한 음렬을 배음음렬이라고 하고 드뷔시가 사용하기
시작하여 바르톡등의 현대음악가들이 사용하였습니다.
배음음렬: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배음음렬이나 보통의 음렬에는 미-파 , 시-도 사이의 반음이 존재하는데
이 음사이의 음간격을 모두 온음으로 배열한 음렬을 "온음음렬"이라고
부르고 드뷔시가 본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드뷔시의 이국적인 분위기
는 대부분 이 온음음렬에서 나타나는 색채입니다.
온음음렬 : 도 레 미 (파#) 솔# 라# 도
음의 음간격을 여러가지 수학적인 배열 - 황금률, 피보나치수열, - 등
으로 배열하면 또다른 음악세계가 펼쳐집니다. 이러한 음악은 바로톡과
같은 현대음악가들이 탐험하였습니다.
정수비의 배음들을 피아노와 같은 건반악기로 연주할 때 생기는
문제는 조옮김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같은 음악을 다른 음에서
시작해서 연주하는 경우 주파수비가 완전히 달라져서 원래 소리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흐는 "평균율"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고 평균율곡집을 펴내어 모든 조에서 자유자재로
곡을 연주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바흐의 평균율을 등분평균율로
한옥타브 안의 12음을 정확히 12등분하여 x^12=2가 되도록 x비율을
계산하여 주파수를 마추게 되어 정수비가 파괴되게 됩니다. 현재
건반악기들은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도록 주파수를 적절히 약간씩조정
하여 제작되어 있습니다.
다시 배음렬로 돌아가서, "완전음정"이냐 아니냐를 정한 기준은 어디
까지나 시대적이고 주관적인 인간의 판단이 들어갔을 뿐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음은 동등한 관계에 있고 각기 다른
색채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사상을 반영하여 불협화음을 해방시킨
음악이 쇤베르크의 12음렬기법입니다. 여기서는 12음이 완벽히 동등한
자격으로 사용되고 불협음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인도의 라마음악과 같은 음악에서는 반음사이를 3등분한 음악이 오래전
부터 만들어져 오고 있습니다. 드뷔시 역시 미분음 음계를 시도했고
악기까지 스스로 제작할 정도 였습니다. 비슷하게 이 반음을 더욱더
세분해서 사용하는 미분음 음악은 20세기초 음악의 주된 관심사였습
니다.
더 나아가서 정수비로 이뤄진 음악의 족쇄를 부수는 일을 한 혁명가는
크세너키스(Iannis Xenakis)로 연속음을 도입하여 음악의 세계를 가두는
장벽을 넘어서는데 기여했습니다. 여기서는 도레미파와 같은 정수비의
음들은 연속음이 진행중에 정지한 상태일 때로 해석됩니다. 연속음을
기술하기 위해 수학적인 통계이론이 동원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컴퓨터
를 사용하여 모든 주파수의 음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잡음까지 음악의 주된 표현 요소로 사용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습
니다.
음정의 체계는 곧바로 조성체계를 만들고 또한 화성체계까지 결정합니다.
조성을 탈피하고 화성을 확장하는 노력을 계속해온 서양음악의 역사는
음정의 변천과정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 니다. 음정을 확장시키고
뛰어넘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가 하는 실험을 클래식음악가들은 오늘도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