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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통의 안과 밖을 다 구경하고,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니 이해가 되는 점이 많습니다.
역시 직접 해보지 않거나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며,
그럴 땐, 안해(써)봐서 몰라요,라고 대답하는 게 얼마나 잘하는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828은 위쪽의 외부 혼 구조와,
아래쪽 내부의 혼 구조, 그렇게 두 개의 혼이 서로 엇갈려 이중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퍼의 양쪽을 가려버리고 홀쭉한 모양새를 한 상부혼쪽은
저역이 나오는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몰랐을 땐, 저래서 저역이 나올까, 혼자서만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역은 내부에서 혼 구조를 이루며 아래쪽 그릴로 가려진 아가리로 기어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계측기가 아니므로 절대로 정확하게 표시할 수는 없지만,
828의 상부 외부혼은 대충 100hz까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 아래 주파수는 아래쪽 내부혼 구조를 통해 기어나오는군요.
결국 828의 상부 외부혼은 그 위에 얹힌 511혼과 어울려서
802D 드라이버의 주파수대역인 23,000hz 부터 우퍼의 위쪽 주파수만 뽑아내 혼으로
확장시키는 구조를 통해 100hz까지 재생해내는
23,000~100hz의 대역폭을 갖는 거대한 혼과 같습니다.
마치 하나의 거대한 혼이 511과 828의 상부혼으로 나뉜 것과 같은 구조,
거기에 초저역을 담당하는 828 내부의 혼구조와 함께
세 개의 혼이 상, 중, 하로 서로 역할분담을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더욱 거대한 혼의 구조를 이루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따지자니 828통은 막상 아담한 크기나 다름없습니다.
오늘 아침,
혼자서 좀 심각하게 여러 음악들을 들어보고
저는 다른 분들의 어떤 대형 혼도
아닌 척 하면서 속으로는 몰래 부러워하는 짓은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커다란 혼을 통해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데 공간이 안되어 불가능하다면,
828 통만큼 부담없는 혼 구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런 구조를 생각해내고 만들어낸 분께는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